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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사는 법』. 책 제목이 익숙하다. 금년 초 같은 제목으로 방영되어 화제가 되었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작가가 쓴 책이다. 저자가 생명의 기적 등 ‘몸과 생명’에 관한 일련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이 책까지 출판하게 된 배경을 읽노라면, 우리 식생활의 현실을 깨닫고 ‘제대로 잘 살기’ 위해 용감한 변화를 꾀하기 바라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나이 사십이 되면 겉 모습만이 많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몸 속에서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누구나 느끼게 된다. 저자는 바로 그 나이에 제대로 먹고 사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면서 십 여 년 이상 나름대로 고민하던 자신의 생각을 담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으나 못다한 이야기와 함께 그 당시 설명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학술적 근거 자료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우선 그는 제대로 먹고 사는 것 만큼 중요한 문제는 없다는 믿음을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통해서 확인하는 실천적 방법을 택했는데, 말만 무성한 현실에서 이런 저자의 자세는 우리에게 더 없는 믿음을 준다. 그러한 실험은 상당히 체계적으로 계획된 조사와 실험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결국 우리 전통의 식사, 특히 현미밥과 유기농 야채를 취하고 고지방과 고칼로리에 식품첨가물이 다량 들어 있는 인스턴트 식품 섭취를 최대로 줄이는 것이 우리 몸의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학자들과의 대담과 연구 결과를 곁들어 생동감있게 보여 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이렇게 잘못된 우리 식생활의 현실을 바꾸는 것, 즉 ‘바르게 먹는 법’은 무엇인가를 근거를 들어가며 재미있게 설명한다. 오랫동안 꼭꼭 잘 씹어 먹을 것, 콩이나 섬유질이 풍부한 재료를 선택할 것, 필수지방산을 적절한 비율로 섭취하려면 제대로 사육한 가축을 엄선할 것, 발암 물질 섭취를 막기 위해 조리법에도 신경쓸 것, 소식할 것 등.

비타민, 설탕, 우유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 내용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또 미국의 육식 문화를 비판해 온 제레미 리프킨과 존 로빈스 두 사람의 활약도 소개하고 있다. 이들 역시 지구 생태계를 염려하고 인간이 지구 위의 다른 모든 생명체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식탁에 일으킨 환경 바람의 현장을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유전자 조작과 생명의 문제를 리프킨 박사와의 대담을 통해 생각해보고, 또 영국에서 발표된 덜 익힌 유전자조작 감자가 쥐의 소장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이미 주요한 사회 문제로 등장한 유전자조작식품이 야기할 우리 미래 사회를 생각해보자고 한다.

영양학 분야의 비전문가인 저자가 세계 각국의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명쾌한 답변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최신 연구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이 놀랍다.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을 독자의 몫으로 남긴 것은 우리의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신념 때문이리라. 다만 ‘우리 몸에 좋은 약을 짓는 마음’(즉 양념·藥念)으로 음식을 장만했던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 문화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부족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잘 먹는 것’에 대한 우리의 올바른 인식이, 인간은 물론 지구의 생명과도 직결된 중요한 문제라는데 누구나 동의한다면, 이 책이 담당할 몫은 충분히 했다고 할 수 있겠다.
조선일보 책마을 유은실 (울산의대 병리학교실 교수)
 
건강서적을 자주 접하지 않는 분이나, 건강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은 이 책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어쩌면 기존 상식과 반대되는 정보에 충격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책의 지명도와 두께, 가격에 비해 메세지의 내용이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긴 저자도 중증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그만큼 아주 독한 충고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식생활이 이렇게 계속된다면 모두가 중증의 환자들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한다면 좀 더 강한 메세지가 필요했을 것 같다. 우유만 하더라도 책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의 학자들의 말을 인용하긴 했지만 결론에선 한국인에게도 똑같이 용되는지 다른 각도에서 냉정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둥,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한다는 둥 피해를 보는 단체의 항의를 고려해 극단적인 이야기를 피하려고 한 듯한 인상이 들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서양의 식문화를 그대로 수용하고 답습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심각한 문제인데 말이다.

여러나라의 학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내용 나열의 편집과 실험 결과의 데이터 등으로 신뢰감을 주려고 한 것은 좋았으나 간혹 가독성과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문제 제기와 경각심을 주었을 뿐 구체적인 건강식법은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과 기존의 건강서적을 답습한 정보라는 측면에서 신선함은 덜 했다. 하지만 모유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유익한 부분이었다. 환자가 아닌 이상은 바로 식생활을 바꾸는 것이 힘든 일임을 안다. 환자들도 나쁜 걸 알면서도 육류, 우유를 포함한 유제품, 달걀, 밀가루 등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인 '잘먹고 잘사는 법'이란 배부르고 기름지게 먹어야 잘 먹는 것이 아닌 우리 몸에 좋은 채식위주의 건강식을 소식으로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임을 인식하고 잘먹고, 잘사는 대등절의 관계가 아닌 잘먹어야 잘산다는 종속절의 관계임을 몸소 경험으로 느끼길 간절히 바란다.  

인용: 아시아 사람들이 미국식 음식을 매우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을 예고합니다. 다국적 패스트푸드 업체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맛은 좋겠지만, 결국에는 더 많은 심장질환과 유방암, 결장암을 포함한 암의 발생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당뇨, 고혈압도 훨씬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며 벌써 이런 징조는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에게 건강식품들을 장려해야 합니다. 야채, 곡물들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섭취되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학교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이 무엇인지 제대로 교육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유가 건강에 좋은 음식이 아니라는 것, 육류가 우리가 먹는 음식 중 가장 해로운 식품이라는 것, 건강에 좋은 음식들은 야채, 과일, 곡류와 콩류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인용출처: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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