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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낭독

[도서] 나에게, 낭독

서혜정,송정희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세상에는 이미 없어 보이는 활동들이 많아 보였다. 과거 연극이란 것도 보잘 것 없어 보였다. 왜 책에 있는 스토리라는 것을 사람들이 힘들게 움직이면서 직접 그것을 재현하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식으로 생각을 하던 나에게, 미안하지만 세상이란 것은 무의미한 것들의 천국이었다. 소설이 대표적이었다. 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것을 만들지 않고, 이야기를 전달하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종이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필요한 지식만 전달하면 될 텐데 말이다. 그런 무의미한 세상에서 인간이 하는 모든 예술 활동은 허무한 것이었으며, 무의미했고 나아가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으로 보였다. 극단적으로는, 문과의 필요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진 적 또한 있는 것 같다.

 

<나에게 낭독>, 낭독이란 예술 행위에 대하여

 

낭독이란 것 또한 내게 있어서 공허해 보이는 인간의 활동이라 생각을 했다.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모여서, 티 타임을 가지며, 있어 보이는 목소리로 자신들이 상상한 것을 즐기는 그런 행위 말이다. 노동계급인 내게 있어서 중상류층이 향유하는 이 같은 문화는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상류층이 보여주는 허위허식과 그렇게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영화를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과거 나의 최애 영화였던 <비커밍 제인>의 마지막 장면은, 주인공이 자신이 과거에 좋아했던 남자의 아이에게 낭독을 해주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작가와 대화를 하면서 문답을 하는 것은 생산적으로 보였지만, 낭독이란 표현이 들어가자 나는 나의 기분은 messy해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 낭독>이란 책은 나에게 있어, 낭독이란 하나의 예술 행위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솔직히 나는 주변에서 낭독이란 행위 자체를 많이 본 적이 없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이 누군가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 자체를 말이다. (안그래도 독서 인구가 많지 않은 한국에서, 그와 같은 일은 정말 드물 것이며, 나아가 서울이 아니라면 그와 같은 행위는 정말 보기 힘들지 모르겠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굳이 낭독이 아니더라도, 주인공 혹은 캐릭터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 것 같다.

이 책의 두 저자는 성우다! 그렇다! 과거 외화 같은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서 사람들이 들었고, 지금도 수많은 만화들이 더빙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사람들에게 주인공등의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우들이 뛰어들만한 영역이 크지 않으나, 일본과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매 분기마다 신작 애니메이션이 쏟어져 나오고, 일본에서의 성우는 한마디로 대스타다!(참고로 나도, <코노스바> 시리즈의 메구밍 역을 맡은 타카하시 리에님을 좋아한다! 빙구미가 있다!) 그 사람들이 배역을 맡았을 때의 진지한 분위기를 따지고, 그 사람들의 열연에 감동했던 나를 생각해보니, 낭독이란 것이 간접적으로나마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 <나에게 낭독>, 단순히 누군가가 해주는 이야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낭독을 하는 주체가 돼, 즉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 사람의 어떠한 인생을 지니는지 간접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낭독이란 행위는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자체가 돼기 위해 노력하고 또 재현하는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낭독이란 것이 단순히 어떤 예술적 특징과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정말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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