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도서]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

가랑비메이커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감미로운 문장은 그 자체로 나에게 힐링을 주었다. 군대에 있었던 시절. 나는 한마디로 그곳의 생활에 찌들어 있었다. 위병조장의 일이란 것은 단순했다. 24시간 교대로 위병소를 지키면서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 이었다. 하지만 그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밤에는 더더욱 그랬다.

물론 나는 단 한번도 안 잔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근무 투입됐던 날부터 나는 잤다. 하지만 쉽게 잘 수 있었던 환경은 아니었다. 여름이었기에 땀은 비오듯 내렸다. 엎친데 더핑ㄴ격으로 근무를 했던 곳은 벽돌로 지어진 작은 구조물이었기에, 한여름의 열기를 머음근 건물은 밤이 되면 그것을 뱉어냈다. , 24시간 더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때였을 것이다. 지금은 이제 그 제목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책은 유일하게 나를 잠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더위에 지친 나를, 땀 때문에 찝찝해진 나를 조금이라도 진정시켜 주었다.

취업이 어렵다. 마음은 당혹스럽다. 과연 내가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을지 솔직히 너무 걱정이 되는게 현재다. 이번에 그래서 일가. 나는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에세이를 너무나도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언젠가 머물렀고 어느 틈에 놓쳐버린>이란 장편 에세이는 나에게 작은 위안이 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한 여름에 내린 소나기처럼, 지금의 당혹스러움을 씻어 준 책이라고나 할까.

책에는 단순히 감미로운 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삽화 혹은 그림들은 과거 나의 어린 시적을 떠올리게 했다. 아련한 그림들이었다. 그래서일까. 단순히 얄팍하게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들어주는 마약과 같은 책이 아니다. 은근히 그리고 지속가능하게, 삶에 대한 통찰을 시적인 언어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한번 보고 끝내는 게 아니라 여러번 읽고 싶어 졌다. 몇 번이나 읽을지 모르겠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