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년 정도 게임중독에 빠져, 쉬는 날이면 하루 17시간,
평소에는 6시간 이상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메타버스 세계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지금은 게임도, SNS도, 유튜브와의 단절을 한 상태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중독된 모습을 볼 때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동정의 마음도 느낀다. 나 또한 게임, SNS, 유튜브 등등 미디어와 관련된
것으로부터 빠져나오기는 정말 어려웠기 때문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과 초월(meta)와
세계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3차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의 저자(김상균)은 앞으로의 미래를 암시하며
이미 개발된 상품, 진행 중인 연구,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기술들을 소개한다.
이런 기술들을 나의 상상력을 뛰어넘었으며, 상상치 못한 미래가 다가올 것이라 것을 암시한다.
메타버스란 4가지로 분류된다.
1. 증강현실 세계
2. 라이프로깅 세계
3. 거울 세계
4. 가상 세계
쉽게 생각해서 증강현실 세계는 현실 세계 위에 가상 세계를 덮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로 '포켓몬 고', '2018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이 있다.
두 번째 라이프로깅 세계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 경험한 일상 혹은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이 있다.
세 번째 거울 세계는 실제 세계의 모습, 정보,
구조를 가져와 그대로 복사해 만들어낸 세계를 의미한다. 이를 대표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배달의 민족, 구글 어스(Google Earth), 네이버 맵 (Naver Map)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가상세계는 현실과는 다르지만 하나의 시대,
배경, 등장인물 속에서 살아가는 세계를 칭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포트 나이트(Fortnite),
리니지(Lineage),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와 같은 게임이 속한다.
저자는 우리가 4가지의 메타버스를 이용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례로 코로나가 발생한 시기에 모든 학교가 등교 금지령이 내려지며,
그에 따른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이는 세 번째 메타버스 종류인 거울 세계에 속한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우리 삶에 편리함을 넘어 필수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책을 접하는 동안 내내 우리 사회가 우려스러웠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책의 내용이 아닌 내가 걱정했던 부분에 대해서, 그리고 저자가
<메타버스>를 집필하며 간과한 점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나는 게임중독자였으며, 각종 소셜미디어에 빠져 살았다.
그곳에서부터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았으며 이 또한 메타버스에 포함된다.
이런 이유로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설명하는 기술들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술과 창의적인 측면에서는 너무 뛰어나 감탄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우려스러웠다. 초, 중, 고 학생들이 게임중독과 각종 소셜미디어에 빠지고,
심지어 나이를 막론하고 성인까지도 스마트 세대에 익숙해져
중독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이런 기술들을 더 가까이 접하자는 내용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도 중독에 관한 문제들을 어느 정도 생각한 듯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경험하고 느끼는 바에 비하면
저자의 입장에서 중독이란 전혀 문제가 없었다.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메타버스를 포함한 대부분은
자본기업이 만들어낸 상업적인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는 고도로 설계되어 우리를 심리적으로 조종하고,
더 시간을 투자하게 만듬으로 써 이익을 얻는다.
우리가 만약 편의성과 신기술에 현혹되어 계속해서
이용하게 된다면 우리의 육체적 건강, 심리적 건강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망가질 수 있다. 아니 이미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메타버스를 능동적으로 이용하면 상상 그 이상의 편리함과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지만,
수동적으로 이용당한다면 자본기업의 노예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제 모든 시대가 언택트로 바뀌는 과정이고, IT업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연구하는 부분도 메타버스와 관련 있다. 만약 이와 관련된 업종에서
종사한다면 이 분야에 선구자가 되어야 하겠지만 직업과 관련이
없는 이상 우리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좋았으나, 저자가 가장 많이 간과한 '중독'이라는 질병을
대처할 수 있는 방법 또한 개발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메타버스>의 내용 중
중독에 관련해서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는 면에서 너무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살아가며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옆에 있는
풍경을 바라봐야 할 때도 있다. 이 점을 간과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