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 독서법"는 대놓고 표지부터 빨간 책이다. 빨간 안경테를 쓴 표지의 얼굴은 19금과는 참 멀지만 말이다. 모범생이 "나 오늘은 닥치는 대로 끌리는대로 재미있게 살거야. 나 말리지마"하는 느낌이랄까. 글쓴이가 진행하는 유명 팟캐스트인 "빨간 책방"의 애청자인 내가 가진 선입견 때문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 그렇다. 나는 "빨간 책방"의 애청자다.)
나는 일상에 지칠 때 서점에 가고, 책을 사고, 책을 읽는다. 그래서 내 독서 목록은 나의 "경쟁력" 향상과는 무관하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순수하게 읽는 행위를 즐긴다. 지적 허영심에 충동 구매한 책들을 싸여가면 아까운 생각에 생각나면 일주일에 몇장씩 읽고는 한다. 한번 읽은 책은 새로운 책에 대한 욕망 때문에 다시 읽는 일도 드물다. 이런 내 비효율적 독서법이 좀 부끄러웠다고 할까. 한때 독서법에 대해서도 여러책들을 읽었지만 마음만 불편하고 제자리였다. 현실 도피를 입시, 승진, 성공을 위한 효율적 독서법에 대한 기존 책들을 공부좀 하라고 잔소리하는 선생님 같다고나 할까. 다 맞는 말인데 내가 몰라서 안하는게 아니라고. 그럼에도 독서법에 대한 책들이 새로 나오면 가급적 챙겨보곤 했다. 매번 실망하면서도 부지런히 챙겨봤다.
드디어 이번 책이야 말로 나의 구미에 딱 맞는 "독서법"이었다. 사람이 보이는걸 믿는게 아니라 믿는걸 보는거라 말하는 거란 말은 이 책에 대한 내 감상에도 예외는 아니지 싶다. 이미 내 생활이 되어온 "순수하게 즐거운 독서법"이 부끄러운게 아니고 당당할 수 있도록 이런 빨간 책을 만들어주신 이동진 작가님께 진심 고맙다. 물론,내 독서법에 허술한 점에 대해 몇가지 소중한 새로운 팁을 얻게 된 것도 감사하다.
인생의 놀이로써 책을 읽으면서 혹 내가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반문하는 이들, 혹은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놀잇감을 찾는 이들에게 편안하고 따듯하게 가볍게 말을 걸어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