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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X에게

[eBook] A가 X에게

존 버거 저/김현우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 이루지 못한 사랑에는 화려한 비탄이라도 있지만 이루어진 사랑은 이렇게 남루한 일상을 남길 뿐인가."


작가 은희경의 "빈처"에 나오는 문장이다. 엄밀히 말하면 오류가 있는 문장이지만 분명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A가 X에게"에서의 연인들은 어느 쪽일까. 그런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내 의도가 불순했을까. 


"연인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만 가득 담긴 편지가 "나 자신"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자신이 쓴 글이 바로 자신이라고 믿는다면 가능하겠다. 과연 그럴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적어도 나는 아니다.  


일상의 남루이 배제된, 면회도 허락되지 않는 연인들의 서신으로 이루어진 사랑이야기라. 유명세에 선택했지만 반신반의하며 읽어가기 시작했다. 이루어지지 못한, 아니 이루어지길 고대하는 연인에 대한 화려한 비탄. 손발 오그라드는 흔한 사랑의 밀어로 가득찬 글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 구석 구석에서 연인에 대한 먹먹한 그리움과 그 그리움에서 스스로 위로와 희망을 찾는 그녀에게 빠져들어버렸다.   


그들은 과연 그래서 만났을까. 그래서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였을까. 아니 몰라도 이미 충분하다. 아니 몰라서 충분하다. 남의 사랑이라 결말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은 분명 아니다. 


아이다와 같은 사랑을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이렇게 나만의 공간에서 훔쳐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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