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분명 고딩 때보다는 시간이 많은데, 한 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학과 공부, 과제, 복습은 생각보다 적은데 그 많은 시간은 누가 다 쓴 걸까? 코로나19가 시작하고 나서 학과 공부는 갈피를 잡았지만, 취미만큼은 돌아오지 않아서 입안 가득 쓴맛이 가득했다. 고딩을 벗어나면 내가 원하는 그림과 글을 쓸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경험한 생활을 기본적인 의식주 속에서 학과 공부와 휴대폰이 반복된 나날이었다. 계속 반복되는 쳇바퀴 속에서 자책감을 느끼고 피곤함도 느꼈다. 아무리 자기계발서를 읽어도 답답한 마음만 가득했다. 하지만 이 책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오스틴 작가님의 10계명 중에서 도움을 받은 구절이 있다면 아래의 4문장이다.
1. 축복의 은신처
2. 선물을 만들어라.
3. 의심 대신 정리하라.
4. 악령 퇴치에는 산책이 제격이다!
첫 번째 축복의 은신처는 휴대폰과 관련이 있다. 휴대폰 사용이 통제되던 고3 때와 다르게 대학생은 막을 사람이 없다. 늘 옆에 휴대폰을 두고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휴대폰이 창작이 필요한 3가지 요소 고독, 지루함, 불확실성을 앗아갔다. 늘 마음이 없어도 집중할 영상이 가득하다면 고독도 지루함도 사라지고 불확실성에 대한 사색도 없다. 그러니 그림을 그리며 잡념을 없애던 행위도 퇴색된 것이었다. 그래서 당장 휴대폰 알림 일부를 제거하고, 중요한 일을 할 때면 다른 방에 휴대폰을 놓았다. 일부러라도 창작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 것이다.
두 번째 선물을 만들어라는 SNS 반응과 관련이 있다. 내가 무엇을 만들던 그 작품은 숫자와 관련이 없다. 상관관계가 없다. SNS 팔로우 수가 많든 하트 수를 많이 받든 그런 숫자와 작품의 질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SNS 상에서 많은 작가님을 보아도 스스로가 SNS 반응에 기대어도 딱히 작품이 향상되지 않는다. SNS에서 작가님과 자신을 비교하는 태도를 버렸다. 어차피 스스로가 창작을 할 환경을 만들고 연습하지 않는다면 작품의 질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활동 환경과 관련이 있다. 작업대가 있다면, 따로 활동을 할 공간이 있다면 적어도 자신이 창작에 사용할 물건은 착 정리해놓아야 한다. 미장 플라스라는 말에서 감이 왔다. 불어로, 제자리에 놓는다라는 뜻이다. 쉐프에게 있어서 조리대의 사용하기 편한 구성은 기본적인 사항이다. 창작자라면 창작하기 좋은 환경과 도구의 구축도 비슷한 의미를 준다. 대학생활 내내 공부에만 집중했지 창작하기 편한 환경과 도구에 대해서 고민한 적은 없었다. 당연히 그런 정리가 되지 않으니 집중도 분산되고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중간고사를 끝내자마자 방 청소에 들어간다. 다양한 모습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리가 안 되어 있다고, 능력을 펼칠 수 없다면 참 우스운 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악령 퇴치에 신성한 공기가 특효약이란 문구는 잡념 몰아내기에 있다. 걱정만 하고 앉아 있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특히 심연의 불안감과 걱정은 더 하다. 따라서 그럴 때는 간단한 산책이라도 해야 한다. 잡념도 사라지고 집중이 되기 때문이다. 대학생활로 집중력이 분산되어서 걱정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자주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해야 겠다.
처음에는 창작적인 10계명에서 대학생활의 꿀팁을 얻을 거란 생각은 꿈에도 못 했다. 자신과 방의 환경을, 자신과 뇌의 휴식 간의 관계를 생각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오스틴 작가님의 10계명을 읽고 자신만의 4계명, 3계명이 생겼기 때문이다.
창작적인 삶을 떠나서 지속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다면 읽기를 추천한다. 간단해보이는 내용일지라도 곳곳에 숨은 뜻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