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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질병이라면 나는 이미 죽었을 텐데

[도서] 슬픔이 질병이라면 나는 이미 죽었을 텐데

김제인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제목부터 화병이 생각났다. 정식적으로 등재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화병과 달리 슬픔은 그 존재를 드러낼 수 없었다. 슬픔이 쌓이고 쌓여서 오는 현상이 많고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드러내는 일조차 금기시되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한국으로 살아가는 일은 고달프고 행복하지 않다. 늘 정신건강 문제와 근접해있는데도 불구하고 질병으로 정의되지 않았다느 점에서 찬밥 신세라니, 만약 슬픔이 질병이었으면 이런 마음도 들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우울감 아래 날카로운 사회 비판이 있어서 놀랐다. 하지만 이런 은은한 비판은 곳곳에 있었다.


우리는 영혼 상태일 때부터 의도하고 태어나지 않았다. 당연히 학생, 성인, 직장인, 자녀, 부모 등 역할을 하기 위해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상상 이상으로 역할을 통해 무거운 책임감과 의무를 부여한다. 역할 규범에만 신경쓰고 그 사이에 인격이 죽어도 모른다는 의미로 쓴 글 같아서 여러모로 소름돋던 부분이었다.

기쁘면 웃고 화가 나면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슬프면 울어서 풀어야 한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어떤 감정이든 마음 한구석에 가두고 썩히면 해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기고 변덕이라며 포장하는 분위기는 쉽게 슬픔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든다. 감정을 분출하는 행위 자체에 분위기 전환의 효과가 있음에도 꺼려하는 사회에 날리는 일침이다. 상상 이상으로 날카로운 비판이 가득하다.


이 부분을 보면서 사람을 막 대하는 인간도 아닌 자들이 생각났다. 마치 내 생각을 위해서라면서 나를 이용하려던 사람들, 스스로도 구원하지 못 하면서 희생을 강요하며 구원해주라던 이들 참 짜증하고 싫은 인간들이다. 감정을 빌미로 삼아 인간을 이용하고 자기 마음대로 조정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직설적인 메시지다.

 

읽으면 읽을수록 우울감 가득한 에세이를 가장한 사회 비판집이라는 생각이 계속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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