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렛(뚜렛) 증후군을 아시는지요? 그렇다면 틱은 아시나요?
저 역시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던 병입니다.
케이블TV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앨리 맥빌이라는 유명한 시트콤에서 요상한 말(정말 이상한 소리를 계속해서 내는데 자신과 상관 없이 나오는 것이었어요)을 하는 출연자를 보게 됐어요. 그 사람 이름이 뭐였더라? 그렇게 이상한 소리를 계속해서 내는 게 무엇 때문일까? 왜 저런 캐릭터를? 하는 궁금증에서 출발했어요.
알고 보니 그건 틱(그 중에서도 음성 틱) 증상이었어요. 그러고보니 틱 증상이 있는 사람이 꽤 많다는 걸 알게 됐지요. 대부분 어린 시절 틱 증상이 있다가 대체로 좋아지지만 20~25퍼센트의 사람은 평생 틱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 그 중 일부는 운동 틱과 음성 틱이 함께 나타나는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도요.
그렇구나, 참 힘들겠다, 사람들이 잘 모르니 아마 괴벽이나 나쁜 버릇으로 취급할 테고.. 어려움이 많겠는 걸, 하고 있을 때 이 책의 원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 책이 나오게 된 거예요.
그 사이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틱 및 투렛 증후군을 다뤄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하고 낸 책은 아니예요.(물론 보시면 아시겠지만)
하지만 번역된 원고를 읽으면서 참 여러 번 울었습니다.
병이란 건, 특히 평생을 안고 가야 하는 병이라면, 그것도 겉으로 드러나는 쉽게 이해받을 수 없는 이상한 행동과 소리를 계속해서 내는 것이라면 참 힘들 법도 한데,
이 책에 등장하는 투렛 증후군 환자 및 가족들은 그 사이에도 웃고 울고 행복해하고 의지하며 지내는 거예요.
물론 사람들의 몰이해로 힘들 땐 저도 분노했지만!
사실 저 역시 그 병을 몰랐다면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반응이었겠지요.
투렛 증후군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책이지만,
투렛 증후군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읽었으면 하는 마음도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아는 만큼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는 만큼 포용할 수 있으니까요.
어제가 장애인의 날이었대요.
그래서 신문마다 장애인에 관한 기사가 났더군요.
장애인의 날은 일년에 한 번 있어요.
어버이날은 있어도 자식의 날은 없고, 노동자의 날은 있어도 자본가의 날이 없는 건
자식과 자본가는 365일 내내 그들을 위한 날이기 때문이라는 누구의 우스개소리처럼
장애인도 그렇기 때문이겠지요.
투렛 증후군 환자들은 겉모습은 정말로 멀쩡하고! 또 음성 틱과 운동 틱이 있다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다른 사람과 똑같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장애인보다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우리 모두는 거의 다르고,
투렛 증후군 환자 역시 사소한 것이 다를 뿐인데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