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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돈 카밀로와 페포네를 기억하세요?

 포 강 유역 한 마을의 우익 신부와 좌익 읍장 말이에요.

 정치적 입장 때문에 사사건건 대립하고, 서로를 싫어하는 듯했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 깊이 이해하고 있었잖아요.

 

 그렇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 '돈 카밀로'와 '페포네'를 창조한 작가가 바로 조반니노 과레스키입니다.

 

 그런데 조반니노 과레스키가 '돈 카밀로와 페포네' 이외에 자신의 가족을 모델로 한 '가족 이야기' 또한 주요한 작품세계였고, 이 연작 소설은 이탈리아를 비롯한 영미권에서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건 알고 계시는 분이 많지 않을듯 싶습니다.

 

이번에 저희 부키가 출간한 <까칠한 가족>은 바로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가족 이야기 연작 소설인 셈입니다.

 

 

자 이제, 가족을 한 번 살펴볼까요?

 

 

조반니노 _ 유명한 소설가 겸 칼럼니스트이지만 집안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히고, 딸에게 ‘직업’이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조금 불쌍한 가장. 헝클어진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 ‘버럭’ 고함으로 위엄과 권위를 보이려고 할 때도 있지만 대개 무시당한다. 가족의 반응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Cooool’하려고 애쓰는 이 시대 보통 아빠.

 

 
   

마르게리타 _ 마음만 먹으면 뭐든 잘 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상은 정반대인 조반니노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 ‘내가 죽으면?’이라는 유치한 상상으로 아이들의 눈물을 빼고, 꿈에서 겪은 일로 절망하기도 하는 몽상적이고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이지만 아이들에게 자주 ‘당하는’ 남편을 동정하며 위로하는 대략 착한 심성의 소유자.

 

  

알베르티노 _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튼튼하게 구축하고 있는 ‘엣지’한 소년. 자신만의 잣대로 책, 여행, 음식 등 모든 것을 판단하기 때문에 자주 시니니컬한 모습을 보이며 과묵하다. 아버지가 쓴 책을 ‘대충 서둘러서 썼다’고 평가하고, 아버지의 심성을 섬세하게 검증해 ‘퉁명스럽지만 정답다’고 말하는, 냉정하고 무서운 관찰자이자 경쟁자.

 

 
 파시오나리아 _ 자신의 몸이 약한 것을 무기로 삼을 정도로 ‘영리’ ‘깜찍’ ‘뾰족한’ 소녀.  아버지에게 결혼 지참금이나 유산 선불을 요구하기도 하고, 친구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운전사로 소개하기도 하는 등 한마디로 엉뚱하고 당돌하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엄마, 아빠, 또는 오빠와 동맹을 맺기도 하는 집안의 작은 정치가이자 전략가.

 

 

 

과레스키 가족의 유쾌한 일상 에피소드를 읽는 내내 비실비실 번져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리 가볍기만 한 책은 아닙니다.

과레스키는 "평범하고 진실한 사람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과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우리가 겪고 있는 사소한 일상적 문제들에 대해 우리가 함께 미소를 보내기 위해서" "그 사소한(비록 겉으로는 커 보이더라도 사소한) 문제들을 우리 영혼 속에만 감춰둘 경우 혹시 나타날지도 모르는 우울한 비극의 그림자를 없애려고 노력하기 위해서"라고 집필 동기를 밝혔는데요,

그의 말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나와 내 가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곧 크리스마스이고 연말입니다.

유쾌하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는 과레스키 가족 이야기와 함께 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아직 예스24에 책 정보가 올라와 있지 않네요. 혹 관심 있으시면 한 번 봐주세요.)

 

이 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께

메리 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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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에띠

    오호.. 즐거운 책이군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책이겠습니다. 만화로 보는 것도 재밌는데 만화는 아닌가봐요?

    2006.12.11 15:17 댓글쓰기
  • 롤러코스터

    이름은 들어봤는데..상당히 관심이 가는 책이군요.ㅎㅎ

    2006.12.11 19:53 댓글쓰기
  • 브랜드블로그 부린이

    마리에띠 님.. 중간중간 드문드문 삽화가 있긴 하지만 만화 아니고요.. 자전적 가족 소설입니다. 재미있으실 거예요. 원고 보는 내내 얼마나 웃었는데요. 생각할 거리도 많고. 돈 카밀로와 페포네 같은 사랑스런 캐릭터를 창조한 건 조반니노 과레스키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사랑스럽기 때문이구나, 이런 생각 했어요.

    롤러코스터 님.. 고맙습니다. 재미와 유쾌함은 보장합니다.

    2006.12.12 10:39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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