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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도서]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김경훈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누구나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게 마련인가 봅니다. 같은 카메라로 같은 곳에서 촬영을 할 때 어떤 이의 눈을 통해서는 예술 사진이 나오고, 어떤 이의 눈을 통해서는 상업 사진이 만들어지며, 또 다른 어떤 이의 눈을 통해서는 한 장의 보도사진이 만들어지는 것처럼요. 8p』

 


어떤 한 장의 사진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어떤 사진은 유명하다고 하는데 왜 그런지 모를 것들도 있다.

어떤 사진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다. 사진 아래 캡션이 없다면 잘못 해석할 수도 있다.

모두가 자신만의 프레임이 있다. 자신이 살아온 배경, 받은 교육,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관계에서 만들어진 내가 보는 세상이란, 다른 사람과 다르기에 재미있기도 하고, 때론 다르기에 다투기도 한다.

 

사진을 잘 찍고 싶은 마음은 화질이 조악한 디지털 카메라를 다룰 때 부터 있었다.

내가 찍은 결과물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다.

사진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이 찍은 사진들은 그냥 허접했다.

아무리해도 그냥 똥손의 망작 시리즈만 버전을 달리하여 생산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기술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은 사진기 앞에 놓인 피사체와의 관계성이 중요했다.

 

확실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찍을 때와 잘 모르는 사람을 찍어줄 때의 사진은 느낌이 조금 다르다. (똥손의 최악 버전이냐, 최상 버전이냐의 차이이니, 나만이 느끼는 차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ㅠㅠ)

 

 

『그가 남긴 또 다른 말, "당신이 촬영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라. 그리고 당신이 그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하라"라는 말은 결국 사진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술적인 역량이 아니라 공감 능력임을 의미합니다. 27p』

 


확실히 애정이 오가는 관계에서 찍은 사진은 따뜻하다.

한 컷의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는 사진에 보이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그것은 사람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와 현재의 안정적이고,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평범한 나날을 보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29p』

 


작가님이 좋은 사진을 계속해서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피사체인 사람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지된 사진 속의 사람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기사를 위해 소비되고 마는 구도 중에 하나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실제로 우리는 하루에도 쏟아지는 수많은 이미지와 영상 속 사람에 대해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이 보도 이후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저는 언제나 보도사진 한 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사진 속 주인공의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인생은 그 사진이 보도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잊혀진 후에도 계속되니까요. 58p』


『물론 인종차별로 보일 수 있는 지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사진을 내보낸 것은 비판받을 만한 일입니다. 정치적 올바름의 판단 기준이 넓어지는 오늘날, 그동안 우리가 관행적으로 해온 일과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 모두를 다시 한번 새로운 잣대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사진기자들이 오랫동안 해온 여러 사진 기법도 다시 생각해 보고 새로운 시대의 기준에 맞춰야 합니다. 128p』

 


관습적인 구도와 기술적인 사진찍기만을 반복하면 그 안에 사람은 사라진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진부해지고, 어떤 사진은 소수자를 소외시킨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전문가로서 시대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그의 성찰은 사실 우리 모두에게도 적용된다. 반성없이 답습하는 매일은 우리의 사고를 고정시킨다. 세상은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빨리 변해가지만, 그래서 점점 더 예민한 시각을 가지고 섬세하게 다뤄야 할 일들이 많아짐에도 그 세계를 보는 눈이 없다면 발전이란 있을 수 없다.

 


『"나는 네가 남과 똑같은 사진을 찍으라고 너를 그곳에 취재 보낸 게 아니야. 남과 다른 사진을 찍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앵글의 사진을 찍어서 라이벌 회사의 사진기사들을 이기라고 보낸 거야. 그리고 네가 언제나 남을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 새로운 것을 추구하다 무엇을 놓치는 것은 언제든지 괜찮아. 하지만 남과 같은 사진을 찍기 위해 일하지는 마. 만약 우리 사진이 다른 언론사의 사진과 똑같다면 누가 우리 사진을 필요로 하겠어?" 147-150p』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상을 새롭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 시도해보지 않은 구도, 새로운 장소,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 때로는 대범한 시도들이 우리의 세계를 확장한다. 부끄럽게도 가장 많은 실수를 해도 관용이 허용되던 그 시기에 나는 그야말로 안정지향적인 인간이었다. 조금만 새로워도 어떻게든 하지 않을 이유부터 찾았으니까... 좁아터진 눈으로 보이는 세계는 그저 불안하고, 위험한 곳이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아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만 한 발 물러서서 프레임 밖에 세상을 보고나면, 오늘의 나의 고민이 얼마나 미세한지, 편협한 인간인지 금새 알아차릴 수 있다.

 

 

『"인생에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말은 맞는 것 같은데, 그 타이밍은 참 많이 찾아오더라. 오늘 새벽에 매직아워를 놓쳤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어. 저녁 해 질 무렵에 다시 매직아워를 볼 수 있고, 내일도 해는 뜨고 또 질 테니까. 인생의 때를 놓쳤다고 초조해하지 말렴. 결정적 순간을 놓쳤으면 다시 한번 셔터를 누르면 된단다." 185p』

 


결정적 타이밍에 뭔가를 놓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항상 있었다. 학교를 선택할 때, 직장을 선택할 때, 인생의 뭔가 결정적인 것들을 해야한다고 믿었던 시기에 내게 오는 운을 놓치지 않았을까 하는 조바심이 있었다. 그런데 사실 평소에 꾸준히 뭔가를 준비하고 있던 사람에게 기회란 형태를 달리할 뿐이지, 계속해서 찾아온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내가 놓친 그 기회들이 결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 오는 기회들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한 두번의 실패로 다음의 기회를 잡을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지금 이 순간을 이대로 내 마음에 남기고 싶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책을 읽는다. 뒤죽박죽 괴발개발 엉망이더라도 내 생각을 남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본다.

삶에서 결정적인 셔터를 몇 번이나 누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때가 언제인지 나는 전혀 알 수가 없지만, 하루를 꾸준히 살아내다 보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나로서 온전히 그 순간을 즐기고 싶다.

 

 

* 본 글은 다산북스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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