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저보고 참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해요. 그에 비해 신랑은 눈물을 많이 흘리는 편입니다. 아마도 저는 슬퍼서 눈물을 흘릴때가 많고(그래서 되도록 슬픈것은 잘 안보려고해요.), 신랑은 슬플때보다 감동을 받다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서로 눈물코드가 다른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저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때 눈물을 흘리는것에 비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릴때가 많아요. 책을 읽을때, 책속의 이야기가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물이 나는것. '파인더스 키퍼스'에서 스티븐 킹은 그것이 허구의 진정한 힘이라고 말해줄때, 끄덕였어요. 스티븐킹의 '돌로레스 클레이본'을 읽을때는 눈물이 났었는데... 그는 자신의 글이 주는 진정한 힘을 알고 있는것 같습니다.
'호지스 3부작에서 2부에 해당되는 '파인더스 키퍼스'는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무척 매력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유작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할까요?
팔까? 신고할까?
아니면.... 내가 쓴것처럼 속일까? (3번째는 가끔씩 제 상상에서 하는 짓이라서...ㅎㅎ )
한 작가의 열렬한 팬인 두 사람이 어떻게 다른 길을 가게 되는지를 비교하면서 보는것도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작가와 오타쿠적인 팬을 보면서 '미저리'가 떠올랐는데, 정작 저는 영화도 책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너무 명성이 높아서 시도도 못했는데, '파인더스 키퍼스'를 읽고 나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꿈틀거리는데, 이때 딱 읽어야할것 같아요. ㅋㅋ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을, 살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 책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대책 없이 푹 빠져 버린 순간을 말이다. 맨 처음 그런 느낌을 선물한 작품은 평생 잊히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시금 뜨겁고 강렬한 깨달음이 찾아온다.
p. 180
책을 읽으며 몸서리 치면 좋아했던 느낌. 저는 '빨간머리앤'을 읽을때 느꼈어요. 아마 그때부터 계속 책을 읽었던것 같아요.^^ 정말 그 짜릿했던 순간을 저도 기억하고 있다니 왠지 뿌듯합니다.
암튼... '파인더스 키퍼스' 소재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전혀 상관없이 보였던, 메르세데스 살인마의 이야기가 2편에 살짝 영향을 주고, 이미 아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다시 반복해서 듣다보니 처음 사건을 접했을때보다 더 비극적으로 들리더군요. 그리고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3편의 이야기들이 하나로 묶이는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다만, 호지스 3부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번편에서 호지스의 활약이 너무 적어서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엔딩에서 던진 떡밥으로 보아하니 3편에서 극적인 이들이 벌어질것 같은 예감이 책을 덮을때 조금 위로가 되었던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