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드라마 보면서 책 정말 읽고 싶었는데 설 연휴도 있고 해서 이 책 읽기 시작했다. 책이 원작이어서 드라마에 다 담지 못한 내용들까지도 좀 더 세세하게 자세히 알 수 있다. 드라마가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들이 좀 있긴 하다.
아이를 데리고 놀러 나갔다가 자신 때문에 아이가 그렇게 되었다고 아버지가 느꼈을 죄책감, 사람이 많은 장소라고 해도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두려움. 마취에서 깨어난 만4세의 어린 아이가 겪었을 공포와 두려움. 그 어린 아이가 살려달라고 그렇게 울며 애원했다는데... 정말, 차라리 그냥 허구로 만들어낸 이야기였으면 좋겠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확인되지 않는 지연이(드라마 속에서는 수현이)의 부모님도 그렇고. 자신이 잡은 범죄자가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권일용 프로파일러께서 느끼셨다는 무력감까지, 그냥 세상이 온통 너무 무섭고 마음이 우울해진다.
책 속 내용 중 ‘대한민국1호 프로파일링 보고서’가 바로 어제까지 방송된 내용(수현이 이야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인 노인 연쇄 살인 사건(드라마 5회부터)은 연쇄살인범의 출현을 알리는 사건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된 바로 그 사건!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권일용 프로파일러께서 이 일을 하시면서 우울증이 생기셨다고 하는데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1. 대한민국1호 프로파일링 보고서에서 인상적이었던 문장들
권일용 등 세 남자가 답을 찾으려 한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왜 똑같은 환경에서 누군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을 상실한 괴물이 되고, 누군가는 정상인으로 남는가.’ (p.50)
"범죄 희생자는 프로파일러에게는 사물로 인지된다. 피해자들의 시체나 그들에게 가해진 온갖 끔찍한 행위들은 오로지 조사 및 분석 대상으로 취급된다. 이런 정서 메커니즘의 장점은 프로파일러가 감정 소모를 하거나 피해자의 고통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해준다는 것이다. 단점은, 프로파일러는 이런 식으로 피해자와 그들의 고통을 다룸으로써 자신의 인간성을 포기하게 될 위험에 빠진다는 것이다." (브렌트 터비) (p.52)
어떻게 한 인간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을 이토록 완벽하게 상실할 수 있는가. 다른 영장류에는 없는 행위가 왜 유독 호모사피엔스에게만 관찰되는가.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