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볼 때는 그냥 덤덤히 봤는데
보고 난 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슬픔.
몇 장면이 자꾸 떠오름.
아핰핰학학학하, 뭐 반응이 이제서야...
사랑하는 아내가 떠났는데 남자는 그녀를 보내지 못함.
장례식에도 가지 못함.
혼자 터덜터덜 계단을 올라 텅 빈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심.
담배 한 개비를 피워 식탁 반대편에 가만히 내려놓는 이 장면
아, 정말 마음 아픔ㅠㅠ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누나 죽어서 홀가분하냐고
누나가 빨리 죽길 바란 거 아니냐고 두들겨 맞고
보험회사 상사는 계속 닦달하고
아니, 저마다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건데
그게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지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아픔을 정말 몰라도 너무 몰라.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의 아픔에 관심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손대지 않은 듯 무심한 머리카락
매다 만 듯한 넥타이
감정을 잃은 듯한 얼굴 표정
아내가 떠난 후 삶의 끈을 놓아버린 듯한 모습에
보면서 너무 마음 아픔.
'강수'는 보험 관련 교통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미소’의 영혼을 만나게 됨.
그리고 ‘강수’와 ‘미소’는 자신들이 가진 상처를 조금씩 치유하게 됨.
내가 어떻게 널 잊느냐고 눈물 흘리는 남자와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일 때 끝내고 싶었다는 여자.
바닷가에서 오열하는 장면ㅠㅠ 아, 정말...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편을 위해
'강수'의 아내가 죽음을 선택했던 것처럼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미소'의 영혼 역시 죽음을 선택하려고 함.
그러면서 ‘미소’는 ‘강수’에게 자신이 죽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고
결국 강수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며 영화는 끝이 남.
아, 결말...
난 SF나 재난영화들처럼 스케일 크고 볼거리 많은 영화들보다
이런 일상의 사람들 살아가는 이야기,
감정선 잘 살린 영화들 좋아하고
이윤기 감독님 작품들 좋아하는데
이 영화 결말은 ㅠㅠ
뭐, 영화를 영화로만 생각하지 않고
감정을 이입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자신의 죽음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그 부탁을 들어준다는 건
현실에선 너무 무섭고 슬픈 일인 것 같아서...
아, 근데 이 영화 볼 때는 덤덤하게 봤는데
시간 지나서 생각하니 생각할수록 슬픈 영화네.
아, 정말 이 영화 나한테 왜 이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