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좋고 나쁨을 떠나 참 글 잘 쓴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지금의 언론의 모습과 얽혀, 손석희가 어떤 아이콘으로 어떻게 자리 잡아 왔는지 차근차근, 생생하게 독자에게 보여 주는 글쓰기가 수준급이라 느꼈다.
근래 이렇게 잘 쓴 책을 본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런 글쓰기로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적어낸다.
순전히 개인적인 이야기로만 점철되지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워낙 공적으로 알려진 인물로서 외부에 보여지는 사실들 만으로도 충분히 힘 있은 이야기로 다가온다.
스포츠 분야에서 툭하면 전설, 레전드라는 칭호를 부여하지만,
언론계에서는 전설이라 불러도 좋을 이가 손석희가 아닐까. 그것도 진행형으로.
어떻게 보면 잘 쓰여진 손석희라는 인물의 전기처럼도 읽히고, 너무나 극적인 소설처럼도 읽히고, 우리나라 방송의 처참한 쇠퇴를 보여주는 기록, 다큐멘터리로 읽히기도 한다.
MBC 출신 PD들이 만든 다큐 영화들이 역설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진정 돌아보고 앞으로의 행보를 예상해 봐도 좋을 이가 손석희 아닐까 하는 저자의 설명에 많이 공감했다.
과연 방송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 그 흐름에서 손석희가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 그리고 그 끝은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질문이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들을 좋아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생각할 거리가 아니고, 과연 앞날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게 만드는, 그런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
덧.
이 리뷰를 쓴 건 방송 파업이 있기 한참 전.
현재 MBC 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손석희는 그 대상에서 일찌감치 발을 뺐다.
과연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