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도 초반 '괴물'이라는 소설 이후 작가를 두 번째로 접하는 소설이다.
내용은 식물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주인공이 공공의 적이라 불릴 법 한 대상들에게 복수를 하는 이야기인데, 일견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기 좋은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자에 대한 세간의 평에 상응하는 번뜩임은 잘 보이질 않는다.
저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젊은 느낌인데, 이번 소설에서는 그런 느낌이 아주 잘 드러난다. 힘있고 간결하고 팔딱팔딱 통통 튀는 그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번뜩임, 천재성, 거장의 힘을 느끼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설정이 특이하다면 모르겠으나, 그마저도 근래 젊은 작가들의 에세이나 단편 소설 쪽이 더 나아 보이기도 한다.
광고에 등장하는 카타르시스는 커녕 너무 허무맹랑한 전개와 결말에 맥이 빠졌달까? 권선징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야 어려웠겠지만 뭔가 너무 장난스러웠달까... 어렵다. 내가 너무 많이, 아니면 다른 쪽으로 기대한건가?
덧.
이 정도면 분책 안 해도 되지 않나? 자꾸 상술처럼 보이는 건 내가 너무 삐딱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