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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먹는 나무

[도서] 거짓말을 먹는 나무

프랜시스 하딩 저/박산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서평단에 처음 신청해 봤는데 덜컥 선정됐다.

기쁨은 잠시,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리뷰 분량과 마감일에 부담을 느낄 즈음, 실제로 받아 본 책의 분량에 좌절. ㅜㅜ 부디 술술 읽히는 책이어야 하는데 라는 걱정을 한참 했다.

다행이 술술 읽히는 편이었다.

불가해한 이유로 타의에 의해 작은 섬에 고립된 주인공 가족, 그 제한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갈등,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나무’. 추리소설 같은 느낌의 시작이지만, 비현실적인 존재를 활용하면서 미스터리에 더 가깝고, 평범치 않은 배경의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여 성장소설 같은 느낌도 주면서 종국에는 액션물 같은 느낌도 주는 흥미진진한 설정과 전개가 돋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대단하다고 느꼈던 것은 작가가 선택한 소설의 시대적 배경에 있다고 본다. 특히나 19세기 중반 과학과 종교의 충돌을 가져온 소재를 직접적으로 활용하면서 당시 존재했던, 아니 지금도 존재하는 여러가지 선입관, 고정관념 등과 적절히 혼합해 복잡하고 미묘한 분위기를 끊임 없이 이어갔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야기의 매개체이자 촉매로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나무’라는 존재를 둠으로써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복잡한 장치들은 상상에 대한 장애물이자 재미를 주는 요소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어쩌면, 반대로 어떤 이들에게는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나 19세기 영국 생활상, 특히 의복, 관습, 선입관, 고정관념 등에 대한 지식, 상상력, 아니면 최소한의 이해 의지가 부족한 독자라면 말이다. 역효과는 아니더라도 재미는 반감되지 않았을까?

물론 기본적인 설정 외에도 미스테리 기본 요소 중 제한된 공간, 수상한 인물들, 음산한 분위기, 특히, 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인물들 묘사와 주인공의 감정 묘사가 탁월하다고 느꼈다. 상황이 복잡한 만큼 주인공이 주변 인물들에 대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이 잘 전달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애매한 대사보다 직접적인 지물을 더 많이 활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대사 위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가였다면 아마 책의 분량이 배 정도로 늘어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아니면, 어차피 대화가 많을 상황(시대적 배경, 등장 인물들의 성격 등)을 감안해서 이러한 형태가 된 건 아닐까도 싶다.

쭉쭉 끌려 들어가는 흥미로운 전개, 범인(?)이 드러나는 장면에서의 작은 반전, 그리고 화려한(?) 액션신이 상상되는 마지막 스퍼트, 선상에서의 회상과 독백이 상상되는 마지막 장면까지 읽고나서 다시 책의 표지를 본다.

원제는 '거짓말 나무'인데 한글 제목은 '거짓말을 먹는 나무'이다. 아주 적절하고 정확한(?) 번역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먹는’이라는 두 글자가 주는 긴장감이 좋다.

그리고, 영화화가 계획되어 있다는 평에도 충분히 수긍이 간다. 책을 읽으면서 몇 장면뿐 아니라 전체 흐름이 영화처럼 상상되는, 그것도 2시간 전후 분량으로 구성 가능해 보이는 책은 상당히 오랜만인 것 같다. 비록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처럼 시리즈화 하기는 어렵겠지만.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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