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붙잡고 쓴 시집이라고 적다가 시집의 제목이 “빛그물”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빛과 그림자가 물 위에 짠 빛그물’ 말이다. 이 책은 빛과 어둠으로 직조한 시집이다. 햇살, 안개, 햇빛, 별, 어둠, 반짝임, 슬픔 등의 단어들이 번갈아 등장하기에 빛과 어둠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짜였다. 「빛그물」에서 뿌리가 엉켜 죽게 된 상황에서도 벚꽃 잎을 떨어뜨려 아름다운 빛그물을 만들고 싶은 것이 시인의 심정이다.
인간관계의 얽힘, 삶과 죽음의 얽힘에서 정해진 잣대, 고정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