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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도서] 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슬아 작가는 「일간 이슬아」를 꾸준히 발행하며 ‘메일링 서비스’로 주목받았으며,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꾸준한 인기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 시대 최고의 ‘놀람’을 만들고 있는 작가다. 그가 열한 번째 책이자, 첫 번째 소설인 『가녀장의 시대』로 또 한 번의 놀라움을 선사한 논픽션 소설이다.      

 


 

그의 에세이집 『심신 단련』을 읽어서 내용이 생소하지는 않았다. 그 흐름의 맥락에서 쓴 소설이라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정신력이 탄탄한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한학을 통해 효와 삶에 대해서 ‘조기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보통은 부모라고 말하고 쓰기도 하는데 이 소설책에서는 고집스럽게 ‘모부’라고 쓴다. 이슬아가 지칭하는 모부와 함께 ‘낮잠 출판사’에서 근무한다. 대표는 이슬아, 정식 직원은 복희씨, 비정규직 웅이씨가 있다. 실제로 ‘헤엄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엄마와 아빠와 함께 일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311P)

길고 뿌리 깊은 역사의 흐름을 명랑하게 거스르는 인물들을 앞으로도 쓰고 싶습니다새로운 방식으로 관계 맺는 가족 이야기만큼이나 가족으로부터 훌훌 해방되는 이야기 또한 꿈꾸고 있습니다사랑과 권력과 노동과 평등과 일상에 대한 공부는 끝이 없을 듯합니다이 공부를 오래 할 수 있도록 길고 긴 세월이 제게 허락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밝혔다.      

 


 

매일 요가를 하고, 야식은 먹지 않는다. 엄마에게 배울 것을 권유하며 요가를 함께 다니고, 훌라 댄스 학원도 다니도록 한다. 수고한 일들에 대한 수당을 철저히 지급한다. 식사 준비나 김장, 된장 담기 등 출판사와 숙소가 같은 곳이지만, 근무 시간에 서로 존댓말을 쓰며 존중한다. 아빠랑 맞담배를 피우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들은 쿨하게 그렇게 산다.    

 


  

가부장이 아니다. 딸이 살림을 일으키고 출판사의 사장이고, 모부가 고용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권은 딸에게 있다. 여자가 가정을 이끌어가는 주도적 입장에 있기 때문에 가녀장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희생을 강요받으며 사는 것이 이 땅의 태어난 여자들의 오랜 숙명이었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다. 여자가 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높은 지위에 있을 수 있고, 남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2005년에 호주제도 폐지가 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는 조사에서 2010년에는 남성 31.2%, 여성 42.2%가 찬성했는데, 2020년도에는 남성 57.9%, 여성 67%로 가족 구성원 개인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증대되었다고 한다.      

 


 

「부엌에 영광이 흐르는가」에서(228P)

새삼스레 슬아는 미안하다고 느낀다하지만 미안함보다 민망함이 앞선다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때로 너무 어렵다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라고 적었다. 매일 삼시 세 끼를 준비하는 엄마의 수고에 대한 마음이다. 그 수고를 감사하기보다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만 생각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말이다.      

 


 

「헷갈리는 식탁 예절」에서(263P)

선생님은 먼저 선에 날 생이 합쳐진 말이잖아요먼저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죠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어떤 삶을 먼저 살아가고 있는 사람은 모두 선생님이 될 수 있다고요.”라고 말한다. 식당에서 서빙하는 아주머니를 부를 때, ‘이모님!’이나 ‘아줌마!’로 부르는 것은 불합리하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식당에 가면 호칭이 늘 헷갈렸는데 ‘선생님!’ 이렇게 부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들의 신을 찾아서」에서(294P)

여전히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슬아에게 그것은 흔들리지 않는 진리 중의 하나다사람들이 좋은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믿지 않았다면 어떻게 계속 쓸 수 있겠는가슬아는 자신에게도 좋은 신앙이 있었음을 알아차린다좋은 이야기에 대한 추앙과 문학에 관한 믿음으로 슬아는 움직여왔다신의 입을 빌려 기도하고 몸을 낮추듯슬아 역시 자기보다 먼저 살아간 작가들의 힘을 빌려 글을 쓴다.”라고 밝히고 있다. 좋은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마음과 문학을 믿는 마음, 문학을 시이라고 믿는 작가 이슬아이기에 더 믿음이 간다.    

 


  

시대적인 변화상을 반영하는 것이 문학이고, 또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이 문학이라고 할 때, 이슬아는 일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출판사 경영과 책 쓰기, 글쓰기 지도, 원고 마감, 운동 등 자기 관리와 일에 대한 프로 정신으로 일인 다역을 해가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의 글에서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함과 예절, 공평 등의 고집스러움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자유분방함과 재미가 있어서 이슬아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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