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달그락
상자를 실컷 흔든 뒤, 바짝 자른 손톱을 틈 사이에 넣어 뚜껑을 연다.
'빨간색을 집을까? 파란색을 집을까?'
창이는 상자 안에 접힌 색종이를 한참을 보더니 이내 두 눈을 찔끔 감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휙 휙 손가락을 휘젓는다. 빨간색이 걸렸다. 혹시라도 누가 볼까 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색종이를 펼치더니 이내 "으악" 괴로운 소리를 낸다.
아직 눈치챈 아이들은 없지만,
파란 종이에는 사물 이름이 들어있고,
빨간 종이에는 감정 상태가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