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한 번쯤은 들어봤을 자기계발서를 참 많이도 품에 안고 다녔다.
이지성 작가님의 <꿈꾸는 다락방>이나 남인숙 작가님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같은 책을 찾아 세뇌하듯 읽고 또 읽었다.
자기계발서에 인용되는 수많은 명언이 새로울 게 없을 즈음
인문학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자기계발서에 손을 뗐다.
처음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만큼 불꽃 튀는 자극이 사그라들 때였다.
30대를 앞둔 사람을 위한 자기계발서도 여전히 많다.
이 책 <10년 전을 사는 여자, 10년 후를 사는 여자>는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의 전작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랑 3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가 다를 게 있나?'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치는 밤에 조금씩 야금야금 읽었다.
목차가 소주제에 맞게 잘게 쪼개져 있어서 독서습관을 쌓기에 전혀 부담 없는 책이었다.
내 생각엔, 20대의 자기계발서와 30대의 자기계발서의 '시작'은 비슷하다.
'내가' 기준이 되어 단단한 나를 만드는 것으로 이야기는 항상 시작한다.
30대의 자기계발서는 20대의 자기계발서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크게 다를 게 없는 내용이다.
어떤 상황이든 나를 잃지 않을 것,
내 성장에 투자할 것,
나를 제대로 공부하며 알아갈 것 등
2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가 오로지 나, 내 몸 한 덩어리에 집중했다면
3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는 거기에 부록 같은 게 추가된다,
나를 둘러싼 사회적 제도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가족 구성원의 확장 등 내 몸덩이가 더욱더 묵직해진다.
"그렇게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희망찬 해피엔딩으로 20대 자기계발서가 끝난다면,
30대 자기계발서는 이후의 추함도 슬며시 얼굴을 들이민다.
이혼, 죽음, 부모가 나에게 기댈 때가 온다는 것을 준비한다.
<10년 전을 사는 여자, 10년 후를 사는 여자>는
책 편집, 구성이 여성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섬세하다.
여성스러운 글투 덕분에, 일과를 마치고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마치 인생 멘토와 1:1 상담하듯이 내 하루를 돌아보고 내 미래를 상상해보는 시간을 준다.
10년 전, 나는 10년 후 오늘을 어떻게 상상했을까?
그 상상에 가까워졌을까?
아니면 상상했던 것을 뛰어넘었을까?
애초에 상상하지 않았기에 비교가 불가하다.
10년 후 모습을 그리는 게 여전히 까마득하지만
매일 조금씩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리라 다짐하게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