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근사했던 광고의 한 장면을 끄집어 냈어. 오랜 시간 기억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나이키(NIKE)나 숙박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에어비앤비(Airbnb) 또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명품 화장품, , 차 브랜드도 마구잡이로 떠올랐어. 나도 모르게 누구나 알 법한, 납득할만한 대단한걸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정답을 찾는 학생처럼.


쉽게 떠오른 만큼 깊이 있는 내용까진 쓸 수 없었어. 내가 쉽사리 떠오른 브랜드에 대해서 왜 그렇게 쓸 말이 없었을까 돌아보니 딱 그 정도의 관심만 있었던 거야. 미디어에 노출된 만큼의 얄팍한 지식이었던 거지. 그래서 좀 더 시간을 갖고 곰곰이 생각해봤어. 내가 자주 들어본 브랜드 말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뭘까? 에 대해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으면서 온종일 떠들어도 지치지 않을 정도로 소개할 수 있는 브랜드.


아이러니하게도 그 대답은 내 사원증에 있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네이버! 네이버웹툰이야. 이걸 깨달았을 땐, 솔직히 시시해서 김빠지는 느낌도 살짝 들었어. 하루에 10시간씩 이상의 시간을 쏟고 집보다 더 오래 머물다 보니 공기처럼 특별함에 무뎌진 거지. 그치만 다른 사이트에서 계정을 처음 만들 때 선택해야 하는 이메일 목록 맨 위에 네이버가 있으면 그렇게 반갑고 뿌듯한 걸 부정할 수 없어. 야후나, 다음, 구글이 네이버를 제치고 이메일 목록 맨 위에 있을 때는 괜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해 이 서비스 트렌드를 잘 모르네, 첫인상이 별로네라는 쓴 말을 하면서.


그리고 또 있어. 좋아하는 취미가 일이 되면 더 이상 좋아했던 만큼 마음 편히 즐길 수 없다는 말이 있잖아. 음악이 너무 좋아서 가수가 되고 나니 음악을 편하게 못 듣게 되는 이야기는 한 번쯤 흔히 들어봤을 거야. 어느 순간 음악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분석하고, 멜로디를 평가하듯이 끊임없이 공부하게 되는 거지. 나 역시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작품을 봐야 한다는 부담감, 잘 되는 작품의 성공 공식을 파악하는 안목, 독자들의 평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미지에 적힌 효과음 하나하나도 잘게 쪼개서 보긴 하지만, 여전히 주말 밤엔 웹툰을 손에 쥐고 있어. 어제는 10시에 자려고 했는데 새벽 2시까지 웹툰 본 거 있지? 4시간 동안 폰을 쥐고 있더니 어찌나 손목이 아프던지.


결국 내가 정의하는 좋아하는 브랜드는 내가 애정을 쏟고 시간을 붓는 것과 비례하는 것 같아. 나 혼자 좋아하는 그런 짝사랑 같은 거 말고, 내게 소속감을 줄 수 있는 브랜드. 네이버는 지금 내게 지대한 소속감을 주거든. 네이버가 떠오르면서 같이 떠오르는 게 내가 졸업한 학교였어. 학교를 하나의 브랜드로 처음엔 인식하지 못했지만, 학교 로고를 보면 애정과 추억이 같이 떠오르거든


어쩌며 내게 좋아한다의 기준은 내가 쉽게 가질 수 없어서 늘 갈망하거나 가끔 주어질 때 특별해지는 먼 대상이 말고 닳고 헤질 정도로 내가 보고 듣고 만지며 일상 가까이에서 살아 숨쉬는 브랜드인 것 같아. 너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는 뭘지 궁금하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YBLOGWEB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