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내 첫인상에 관해 물어보면 ‘눈빛’에 대해 말해주곤 한다. 입사 후, 뽑힌 이유를 물어봤을 때도 초롱초롱한, 반짝이는 눈빛이 이유였다는 비논리적인 말도 들었다.
연애 당시, 내 어디가 좋냐는 질문에 ‘눈’이라고 답한 사람이 제법 있었다. 강렬한 눈빛으로 상대방에게 의도치 않은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나는 상대방의 눈을 굉장히 잘 마주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궁금하다는 게 눈빛에 다 비춰지는데 내 눈빛은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어요’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그런 척하는 ‘연기’가 아니라 타오르는 열정에서 피어나는 ‘연기’다. 활활 타오르는 열정이 잿더미가 되어서도 한참 동안 그 주변을 맴도는 연기. 그 열정에 기름을 붓는 게 호기심이다.
호기심을 성장하는 기쁨의 거름으로 삼는다. 이런 작은 습관은 내가 어떤 일을 할 때도 나타나는데 어떤 장애물이 있던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태도가 그러하다. 오로지 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눈을 맞추고 달려가는데, 그 안에서 피가 흐르는 성장하는 기쁨이 나를 몰입하게 한다.
아주 약간의 호기심만 주어지더라도, 작은 성냥이 기름에 닿아 활활 타오른다. 세상을 향한 호기심,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게 되게 하는 몰입 요소다. 큰 노력 없이 늘 하고 싶은 게 넘치고, 배우고 싶은 게 많고, 바쁘게 움직이는 게 익숙한데 반대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도래하면 크게 방황하고 마치 무중력상태처럼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둥둥 떠다니며 괴로워한다. .
10대 혹은 20대 초반에 이 질문을 받았다면 분명 ‘사랑’이라 답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때처럼 미친 듯이 몰입할 기운은 남아 있지 않지만, 어느 강연에서 좋은 문장을 발견해서 짧게 옮겨왔다.
결혼은 하지 않더라도 연애는 해라.
직장을 갖지 않더라도 너만의 길을 가져라.
사랑은 내가 집중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다.
사랑은 일회적이지 않으며 일상의 비루한 것을 반복해내는 용기다.
사랑은 사소한 실천들의 합이 날마다 빚어내고 있는 위대한 예술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그 특권을 미션으로 부여 받은 아티스트다.
내 사랑이 이어지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반복적인 일을 견디지 못해서였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