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내게 [취미성형]이다. 보통 성형은 현재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만들어낸 두 단어 [취미+성형]의 조합이 취향을 충분히 설명해주는 것 같다.
여러 가지 취미가 있지만, 그 취미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취향이다. 내가 비록 가진 게 없어도 취향만큼은 고급 취향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안목이란 단어와 유사하다. 이처럼 취향은 현재의 나를 조금 더 근사하게, 멋져 보이게 꾸밀 수 있으며 나라는 사람을 구체화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의 집에 놀러 갔을 때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는 힌트로 상대방을 그려볼 수 있다. 인테리어 감각과 소품을 고른 안목을 배제하더라도 상대방의 정보가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거실에 TV 대신 큰 테이블을 두었다면 ‘아 이 사람은 혼자 티비 보는 시간보다 여러 사람하고 이야기하며 시간 보내는 걸 더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수집한 정보처럼, 반대로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라는 틀을 암묵적으로 알릴 수 있는 게 취향이다.
나라는 몽뚱아리는 그대로지만 취향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꾸밀 수 있다. 내가 가진 취미를 이리저리 성형해서 남들 앞에 선보이는 게 취향 아닐까?
취미는 내가 생각하는 것, 내가 즐기는 것, 날 위한 것이라면,
취향은 내가 가꾸고 다듬어서 나를 표현하는 것, 남들이 나를 떠올릴 지표다.
취미는 내 몽뚱어리라면 취향은 내 몸에 뿌리는 향수랄까?
“그거 걔 취향 아니야~”라는 말을 누군가 나 대신 한다면, 그 사람에게 나는 어떠한 특징이 있는 조금은 뚜렷한 사람이 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