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되면서 정말 오랜만에 결혼식에 직접 참가한 것 같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입금만 하거나, 아니면 봉투만 주고 나오는 식이었다. )
결혼식을 보는데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보는 나도 행복해졌다.
나는 2012년 결혼했는데 딱 10년 전이네. 마침 다음주가 결혼기념일 10년 되는 날이다.
결혼하고 9살 아들과 살면서 결혼을 추천하는지 비추하는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주변에 아직 결혼 안한 직장동료가 많아서 그런듯하다. 거기에 추가로 아이를 낳아야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나는 사실 결혼, 출산에 대해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두 집안에서 결혼을 적극적으로 진행시키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결혼식장이었다 ㅎㅎ
딱히 내 결정이 들어갔다기보다, 결혼할 시기였고, 그때 남편이 내 옆에 있었고, 세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출산도 계획적이기보다 피임의 실패로 생각보다 빠르게 (결혼 2년 후 낳았음) 왔고,
일이 우선시 되었던 상황이었던 터라 둘째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는데 결혼생활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두 남녀가 결혼을 하는데 아무 준비도 없었던 것 같다.
요즘에 주민센터에서 부부교육을 하고 있기는 하나, 지금 친구들도 준비가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현실 속 결혼에 대해 한번 생각해봤으면. 그래서 갈등을 최소화했으면.
그런 마음에 결혼한 직장동료에게 책을 선물하기로 했다.
작가의 결혼 과정과 임신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재미교포였던 남편이 생각하는 가족과 작가가 생각한 가족의 의미는 조금 달랐다.
한국인 남편이 생각하는 가족은 아직 가부장적인 본인의 부모를 포함한 가족을 생각할텐데,
재미교포인 남편은 '너와나' 심플했다.
둘다 이렇게 가족을 정의한다면 갈등요소는 많이 줄어들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아무생각없다가 결혼하면서 갑자기 효도를 하려는 아들, 딸이 있다.
나도 남편보다는 '우리 가족'이 먼저였는데 지금은 그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남편을 먼저 존중해줬어야했는데 그때의 나를 후회한다.
K-장녀로 내 가족을 항상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이를 갖게 되면서 그게 점점 불편해졌다.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나의 아이가 되면서 생각이 바뀐 것 같다.
부부 간의 가족의 개념에 대해 정비해보면 좋겠다.
부부의 관계는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웃기도 많이 웃고 남편과 노동의 분배 부분에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아이가 자라면서 신경쓸 부분은 더욱더 많아지고, 교육에 대해서도 둘의 차이가 있었다.
시대는 바뀌고 있는데 무작정 아이에게 게임하지마라, 핸드폰 금지다.
이런 교육관은 바뀌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도 우리가 모르는 낯선 세계에서 아이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아니, 어떤 가해를 만들지는 않을까 많은 걱정이 든다.
이렇듯, 결혼 후 마냥 순탄하지 않다. 친구들도 업무에 육아까지 너무 바빠 여유롭게 만나지도 못한다.
내 인생은 어디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드면서도,
위기 상황에서 가족은 큰 버팀목이 되어 준다.
내가 힘들어하면 보담군도 눈치를 보고 떼를 덜 쓰기도 하고,
남편은 언제나 내 편에서 힘을 준다.
사실 엄마, 아빠, 언니, 동생하고는 또다른 개념의 내 편이다.
(내가 힘들어하면 마음 아파할 걸 아니까 힘든 티를 잘 내지 않지만, 남편에게는 어리광을 부려본다. )
평생 함께 할 동반자라서 동지라는 느낌도 들고.
내가 현재 가장 부러워한 결혼 하지 않은 친구는 또 안정되지 않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집에서 자신이 쓰러져도 아무도 모르지 않겠냐고.
가족의 개념은 점점 다양화해지고 있다.
꼭 남편이 아니라도 마음맞는 친구와 사는 것도 앞으로는 가족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어떤 가족을 꾸미고 싶은지를 한번 생각해 보길 추천한다 ㅎㅎ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