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지오어쩌다가 네가 한국을 떠난 뒤, 친구들에게 간간이 꽃씨처럼 날리는 메일의 일부를 봤어. 아, 오해는 마. 일부러 훔쳐보려고 한 건 아냐. 넌 날 모를 거야. 우린 서로 얼굴을 마주하진 않았지만, 네가 한국에 있을 때, 같은 공간에서 나도 촛불 들고 있었단다. 음, 그러니까 우린 그렇게 함께 촛불이었어. 이만하면, 네게 편지 정도는 쓸 자격은 되겠지? 네 얘길(『캔들 플라워』(김선우 지음 | 예담 펴냄)) 봤어. 근데, 뜬금없이 한 사람이 갑자기 떠올랐어. 지난해. 나의 집, 내가 있을 곳이라고 노래했던 지구를 떠나 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