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지 질문을 통해 교양을 쌓아가다
"50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나와 세계에 대한 짧은 교양"이란 제목으로 하루 10분 인문학 책이 나왔습니다. 글쓴이 2명은 재미있는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책 날개에 나온 글쓴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분들이 쓴 책이라서 그런 것인지, 책을 읽다보면 어려운 질문에 난해한 대답일 법도 한데 어렵지 않게 쉽게 읽힙니다. 글쓴이들의 삶을 인문학에 잘 녹여내어 독자들에게 풀어주었기 때문이겠지요.

특히나 요즘 같이 코로나 시대에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제한되어 있고, 전염병으로 인해 삶과 죽음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기에는 이런 인문학 책을, 책 제목처럼 하루 10분씩 부담없이 읽기에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는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상당히 많은 인문학적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령 언에에 대한 루도비코 자멘호프(1859~1917)의 에스페란토(esperanto), 즉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쓸 수 있는 언어를 만들자는 목표와 관련한 바벨탑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반론을 펼친 에드워드 사피어(1884~1939)와 벤자민 리 워프는 '사피어-워프'가설을 통해 인간이 생각하는 방식을 언어가 결정한다고 보았습니다. 언어가 통일되고 쉽고 편한 언어로 우리가 소통할 수 있다면 힘들게 영어와 제 2외국어 공부를 하지 않아서 좋겠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법 한데요, 다른 한편으로 언어가 우리의 사고방식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언어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갈 수밖에 없겠죠.
이외에도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와 이에 대해서 수정 의견을 펼친 존 스튜어트 밀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수많은 인문학적 지식들이 펼쳐집니다. 이 책을 통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조금씩 쌓아가는 것도 좋겠네요.

우리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이 책에서는 50가지 질문이 쏟아집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쉽지 않기에 글쓴이들은 그 질문 사이에 많은 철학자들의 의견 혹은 인문학적 지식들을 펼쳐둡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답이란 것을 찾을 수는 없겠지요.



죽음 하면 떠오르는 이들은 '스토아학파(Stoicism)'입니다. 이들은 로마제국 시기에 유행한 철학 집단으로 윤리학을 실천의 영역으로 가져왔다고 하지요. 아파테이아(Apatheia), 즉 정념이 없는 마음 상태를 말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이런 것들을 실천하기는 어려웠는지 지나친 억제로 인해 죽음을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들의 철학은 덮어두고라도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크나큰 명제입니다. "일주일 뒤 죽는다면 어떤 삶을 살 건가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요? 가진 돈을 다 쓰고 즐기다가 가야할 지, 아니면 누군가의 말처럼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할지, 쉽지 않은 질문이지요.
이 책은 이렇게
Part 1. 인간에 대하여
Part 2. 생각에 대하여
Part 3. 윤리에 대하여
Part 4. 정치와 권리에 대하여
Part 5. 과학과 예술에 대하여
크게 5가지 분야에서 첫번째 인문학 :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일까? 부터 쉰번째 인문학 : 문화는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까? 까지 50가지 문항의 질문을 통해 우리에게 철학적 사고를 해 볼 것을 권유 또는 강요하고 있네요~. 질문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것들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거기에 담긴 인문학적 소양들은 우리를, 적어도 이전보다는 풍요럽게 만들어주겠지요. 삶의 이력 만큼이나 풍부한 인문학 지식들을 우리들에게 말해주고 있으니까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답을 찾도록 하는 인생의 길잡이
이 책의 글쓴이 두 분은 아래와 같이 질문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해서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철학과에 입학했지만 학교 밖에서 활동이 더 많았다는 글쓴이와 다수의 드라마 작품 활동을 하다가 철학에 관심을 갖게 된 두 분의 이야기가 담긴 인문학 책이라 우리에게 더 쉽게 와 닿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일주: 저는 질문을 하는 과정 자체가 인문학이 우리에게 주는 어떤 해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저 단순히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왜 살아가고, 왜 존재하는지’, ‘나는 무엇이 하고 싶고, 왜 그것이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 자체가 인문학이라는 거죠. 그 과정을 거치다 보면 각자 나름의 깨달음을 얻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준형: 우리는 무언가를 배우거나 경험하면 늘 그것을 ‘쓸모’를 물어요. -중략-하지만 세상에는 생각보다 명확한 답이 없는 문제들이 많아요. 외려 스스로 납득할만한 답을 찾고, 그 답을 근거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할 때가 더 많죠.
결국 정해진 답은 없는 것이겠죠. 여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자신의 삶의 나침반으로 삼는 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우리는 글쓴이이가 알려주는 인문학적 소양을 쌓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글쓴이들의 말처럼 결국 "인문학은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그 답을 찾아가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50가지 질문에 대한 정답이 과연 있을까요? 그저 우리들 "스스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가도록 도우는 길잡이"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맞는 것이겠죠.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도서출판 토네이도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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