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버는 것에 대한 의사결정, 그 심리학
경제가 어려운 시기이다. 코로나 사태에 이은 경기 불황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런 때 돈에 관한 심리를 다룬 책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돈, 즉 부에 대하여 사람의 심리를 파고든다. 우선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면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령 경제대공황 당시 자라난 사람들은 주식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이후 경제 호황기에 자라난 사람은 투자에 대해서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투자 성향은 경제적 지식과 부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보다. 그 사람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의 원리에 대한 그 사람만의 정신 모형 속에 그 사람이 당시 보유한 정보를 집어넣어보면, 사람들이 돈에 대해 내리는 의사결정은 모두 타당하다. 타인이 보기에는 왜 그렇게 했을까 의문스러운 결정임에도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경험에 근거해서 주어진 순간에 자신에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의사결정을 내릴 뿐이다. 돈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이성과 합리성이 적용되기보다는 순간의 판단과 자신의 주관적 삶의 경험이 영향을 끼치는 셈이다. 이렇듯 흔들리기 쉬운 돈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멈출 수 있는 골대를 세우는 일, 즉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내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고 부를 이루며 합리적으로 경제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글쓴이는 복리의 힘을 강조한다. 물론 단기투자로 인해 큰 돈을 버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긴 호흡으로 볼 때 결국에는 복리의 힘에 기대어 꽤 괜찮은 수익률을 계속해서 올리는 게 더 훌륭한 투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기다려라. 시간의 힘이, 복리의 힘이 너희를 부유케 할 것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복리의 원리가 빛을 발하려면 자산이 불어날 수 있게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성질 급한 사람은 부의 심리학에 있어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또한 무엇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하여 지금 번 돈의 일부는 어느 정도 행운의 덕이므로 과거의 성공을 되풀이할 거라 믿지 말고, 겸손한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말해주고 있다. 한번의 투자로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시도한 투자로 순식간에 몰락할 수도 있다. "부자로 남는 재주", 즉 돈을 벌고 나서 시간이 지났을 때에도 부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부자로 남는 것이다. 바로 살아남는 일이 중요하다."
나의 돈의 세계에 항상 해가 뜰 수 없다. "흐린 날도 있고 바람부는 날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사람들은 왜 부를 추구할까. 돈이 내게 주는 힘은 어떤 것일까. 글쓴이는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쓸 수 있다는 게 돈이 주는 가장 큰 배당금이다."라고 답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돈을 갖고 있다느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돈의 진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 이 책 151쪽 -
사실 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현대 자본주의는 사람들이 성공한 척 흉내 내도록 도와주는 것을 하나의 산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가진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글쓴이는 "더 많은 에너지를 찾아내는 것이 대체로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며, 불확실성에 싸여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대체로 우리가 조종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고 말한다. 결국 돈을 모으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돈을 만들어내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투자하고 올인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의 경제 관련 서적을 보면 대체로 주식투자에 맞춰져 있으며 주된 예도 주식투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주식투자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투자 방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어떤 이유로든 어느 기업을 열렬히 좋아해서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돈을 잃고 있거나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는 것과 같은, 틀임없이 오게 될 나쁜 시절이 왔을 때에도 덜 예민할 수 있다.적어도 내가 뭔가 의미 있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 194-
결국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우량 기업을 골라 하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내심은 성공 확률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옮겨오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된다. 인내심을 지니려면 자신이 좋아하는 우량 기업을 골라놔야 버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냉철한 이성과 분석보다는 적당히 합리적이고 적당히 감정적인 전략이 더 우세할 수 있다. 만약에 투자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했을 때 우리 가족의 미래가 망가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어떨지를 차트가 알려주지는 못한다. 우리의 마음은 심히 흔들리며 객관적인 지표보다도 더 하락할 수 있다. 또한 세상에는 예측블허한 일이 발생한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코로나 시국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큰 사건이었으며 이전 경제대공황은, 2차 세계대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어려운 시기와 마주했을 때, 우리는 심적으로 "견딜수 있는 것"과 "정서적으로 가능한 것" 사이의 차이를 간과하기 쉽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기업에 투자했다면 어려운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는 마음의 안정을 준다. 물론 좋아하는 기업이라고 해서 다 좋은 기업은 아니다. 이 점은 투자 이전에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것이다.
한편, 우리는 실수의 여지를 평가절하하고 오인한다. 종종 실수에 대비한 여지를 마련하는 것을 보수적인 대비책이라고 생각한다.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대비책을 마련해두는 것은 어느 정도의 잠재적인 결과를 견딜 수 있게 한다.
글쓴이는 이 책을 통해서 수많은 예시를 들어가며 인내심 있게 좋아하는 우량 기업에 투자하고 배당금을 챙기며 오래도록 복리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 우리의 부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적당히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며 결정은 과거 우리의 경험에 의해서 좌우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에 긍정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꼭 이 책의 가르침대로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글쓴이의 지혜를 얻고 그 말대로 적당히 합리적으로 생각하며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투자하면서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버텨나가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