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서사시로 흔히 알려져 있는 이야기임에도(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길가메시를 주인공으로 한 서사시), 이질감이 없다. 어쩌면 지금의 수많은 문학작품들이 여전히 길가메시 서사시에 빚을 지고 있단 표현이 보다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찾아 주인공이 길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시련을 겪으며, 결말에 이르러 원래 찾으려던 것과 전혀 다른, 일종의 깨달음을 얻는 플롯, 즉 ‘추구의 플롯’이 대표적이다(로널드 B. 토비아스는 그의 저서에서 ‘추구의 플롯’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플롯이라고 소개한다).
몇 천 년 동안 생존한 이야기를 접한다는 웅장함, 동시에 그럼에도 이질적이지 않아 전달되는 친숙함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웅장함과 친숙함, 어울리지 않는 두 성질이 발휘하는 길가메시 서사시의 시너지와 매력을 리뷰 작성 기회를 통해 소개드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