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당신의 눈썹처럼 여윈 초생달
숲 사이로 지고
높은 벽 밑둥아리에 붙어서
밤새워 울고 난 새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높은 벽
아래 밤새 울고 난 새벽
내게도 그렇게 밤새 울고 난 말간 새벽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 노래를 부른 하덕규처럼 신앙적 시련 때문도 아니었고, 실연의 상처 때문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존재와 세계에 대한 철학적 고민 때문도 아니었고, 어두운 시대에 대한 깊은 좌절과 울분 때문은 더 더욱 아니었다.
그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후, 내 가슴 속에 자라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