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라는 책 표지의 문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냉큼 집었던 책이다. 나도 한때는 국립공원 관리원의 꿈을 갖기도 하였었기에 작가의 직업 이력도 끌렸었고, 무엇보다 물망초의 향기를 맡고 있는 듯한 여우의 그림이 묘한 호기심을 유발하며 책 속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작가는 로키산맥의 오두막에 홀로 살면서, 주변의 새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어느날 부터인가 매일 찾아오는 여우에게 말을 건네기도 하며, 어린왕자를 읽어주기도 하고, 자연생물 학자로서의 연구와 관찰도 잊지 않는다.
생택쥐베리의 어린왕자, 허먼 멜빌의 모비딕 , 프랑케슈타인,이 세가지 책은 자주 인용되며, 특히 모비딕 이슈메일의 생각들은, 작가의 철학을 대변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숲속의 식물이름, 나무 이름, 동물들의 이름은 생소하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것들도 있어, 가독성이 뛰어난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우와 다정하게 지내며, 친구가 되는 신비로운 이야기는 읽기를 멈추게 하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야생동물은 야생에 있을때에 가장 빛이나고 아름답다. 인간도 인간다울 때 가장 아름다운 법인데, 우리는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파괴하는 데에만 급급한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적지 않은 분량의 에세이 이지만, 작가가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문장 가득 나타나 있고, 또한 뛰어난 관찰력은 중간중간 탄성을 자아내게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야생의 여우와 눈빛을 교환하고 친구가 되는 그런 평화로운 풍경이 늘 그려졌다.
무엇보다 자연속의 생물들과 따뜻하게 공존하는 일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