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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도서]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김대갑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왔던 민주주의 상식을 뒤덮는 저자의 치밀한 민주주의 역사 기록 조사물이다. 우리가 늘 익숙하게 들어왔던 민주주의 상식이란 무엇인가?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을 중심으로 한 국가에서 시작되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킨 위대한 사람이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민주주의 단초를 마련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가 만들었다. 

 

위 네 가지는 기존에 알고 왔던 민주주의 역사 상식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하나하나 진실과 거짓을 밝혀내고 있다.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이 주를 이룬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만이 민주주의를 위해 애쓴 것이 아니다. 비서구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이슬람 지역인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북아메리카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 지역에서 민주주의 역사가 비교적 빨리 시작되었으며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적극적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앞당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여성들이 참정권을 쟁취하기까지 기나긴 세월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대한민국은 1948년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여성들도 선거권을 가질 수 있었지만 스위스는 1970년대에 비로소 여성들이 참정권을 가질 수 있었다. 1918년에 참정권을 얻은 영국 여성들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심지어 목숨을 내놓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서프러제트 운동이 바로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이다. 여성운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땅에서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화림(조선의용대 대원, 백범의 비서), 박차정(조선의용대 대원), 남자현(여자 안중근, 조선 총독 암살 가담), 안경신(평안남도 도청 폭탄 투척), 김마리아(대한민국애국부인회 비밀결사) 등독립운동을 위해 애쓴 수 많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해방 후 여성들도 참정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서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더욱 활성화 되었음을 역사에서 고찰할 수 있다. 성경에서도 등장하는 그발(비블로스)은 페니키아인들이 세운 도시 국가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는 장로들과 지혜 있는 사람들의 회의체가 발달되어 있었고 아테네보다도 500년이나 앞섰다고 전해온다. 그리스인들에게 회의체 민주주의 문화를 소개한 것은 페니키아인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성경에세는 고레스 왕으로 잘 알려져 있다)은 '키루스 원통 비문'으로 유명하다. 키루스 원통 비문에는 인종 차별 금지부터 평등주의, 피정복민의 전통과 종교에 대한 존중, 노동권 보호 등 광범위한 민주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성경에서 키루스(고레스)왕은 노예 생활을 하고 있던 유대인들을 해방시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고 성전 건축을 허락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과격한 단체로 인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이슬람도 사실 민주주의 원칙이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한 종교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아프카니스탄에서도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을 정도였지만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에는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입어야만 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키기 위해 남북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연방 국가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부 지역이 독립해 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의 '국민'에는 아쉽게도 '흑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결과는 노예 해방을 반대한 남부가 패배했기에 링컨에게는 위대한 찬사가 뒤덮혀 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 만든 국가다. 민주주의 국가의 화신으로 미국을 말하지만 사실 인디언 사회로부터 배운 것이라는 점을 책에서 밝혀낸다. 인디언 사회는 사회 경제적으로 평등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평등도 실천하고 있었다고 한다. 재산 소유가 아니라 평판에 의해 권력이 인정되는 사회가 인디언 사회였다고 한다. 대표적인 인디언 민주주의 사례 중 하나가 '이로쿼이 연방' 이다. 다섯 개 부족이 연합을 이뤄 평화를 유지한 사례다. 지금도 미국에는 인디언 사회에서 유래된 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시애틀(추장), 체로키(자동차), 다코타(자동차), 폰티악(자동차), 메타세쿼이아(체로키족 사람), 모하비(자동차), 치누크, 아파치, 코만치(헬리콥터), 푸에블로호(선박), 레드 클라우드(미 육군 2사단, 추장 이름), 클리블랜드(야구팀), OK(촉토족이 동의할 때 사용한 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디어의 향취가 남아 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반쪽짜리 혁명에 불과했다. 영국의 시민혁명 당시 시민군 크롬웰은 아일랜드로의 파병을 거부했던 수평파의 집회를 반란이라 규정하고 무력 진압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를 학살한 경우다. 미국의 독립 혁명은 미국의 백인들이 인디언족을 몰살시키고 흑인 노예들에게 아무런 권리를 주지 않은 자신들의 성취에 도취되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한 침략 행위임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힘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이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주고 그들과 연대하여 제 몫을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전제 군주정을 무너뜨렸지만 진정한 박애는 없었음을 단두대에 끌려간 올랭프 드 구즈의 죽음과 마리안느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뿐만 아니라 시민, 민중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3.1운동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낸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 선언서 낭독이 있었지만 그 뒤에 불길같이 타올랐던 노동자들과 농민, 여성, 학생들에 의해 전국 곳곳에서 민족 독립 운동의 도화선을 끌어냈다. 3.1운동의 영향으로 결국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진 것으로 보아도 민주주의의 시작은 양반이나 지식인층에서 주도한 것이 아님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참고로 소말리아 해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왜 그들이 해적질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구조를 살펴보면 단순한 국제 범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랜 내전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소말리아는 주인 없는 땅처럼 취급되어 주변 국가들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소말리아 해역에 쏟아 붓고 있다. 심지어 핵폐기물까지 투기했다는 유엔 보고서도 있을 정도다. 그뿐인가. 전 세계의 어선들이 몰려들어 물고기를 남획까지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선들도 예외일 수 없다. 2014년에는 유럽연합이 한국을 예비 불법 어획국으로 지정했다. 소말리아 해적이 목숨을 걸고 해적질을 하는 이유도 서구 여러 나라의 이기적인 행위들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에서는 민주주의 탄생 과정이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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