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21세기. 내 우편함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편지’봉투 형식의 우편들이 다수 꽂혀있다. 하지만 그 우편 속에 오롯이 나를 향한 사적인 글, 예컨데 ‘편지’는 이미 사라졌다. 대체로 ㅇㅇ은행, ㅇㅇ카드, ㅇㅇ공단 등에서 보낸, 아주 대놓고 공적인 서류들이 우편봉투에 고이 담겨있을 뿐이다. 나를 향한 ‘편지’를 받아본 적이 언제였던가?
잘 생각해보면, 난 편지를 자주 쓰던 아이였다.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멀리 이사 간 친한 언니에게 편지를 쓰고, 존경하는 선생님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를 보내면 시차는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