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알았어요.
채워 줘서 내가 비우고
비우면 다시 채워 주고 있다는 것을.
바람 한 사발
흙 한 사발
빛 한 사발
봄 한 사발
여름 한 사발
가을 한 사발
겨울 한 사발 떠오르면
오늘도
그리운 만큼 비워 내요.
-<문득> 중에서-
아,
그리운만큼 비워내자는 글.
아련합니다.
누구나 그리운 사람이 있죠!
문득 드는 그리움을 달래기에 딱 좋은 그림책.
문득.
계속이 아니라 문득.
문득.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이 있기에 소중한것 같습니다.
그 그리움이 밥그릇에 담긴 밥으로 이어지니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왼쪽 페이지에 동그라미 밑부분이 점점 차 오릅니다.
채워지다.
오른쪽은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이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 동그라미가 다 채워지니 노란 보름달이 되었어요.
뒤에서부터 읽으니
채워진 밥 그릇이
채워진 달이
비워집니다.
채우는 것은 비우는 것 같습니다.
채우고 싶은 것을 비워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