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고향의 여기 저기를 드라이브를 하고, 어느 한적한 곳에 가서 차를 마셨었다. 나는 여전히 뜨악한 마음이 없지 않아, 그닥 다정하게 케어를 해드리지 못했었는데, 그날 헤어지던 마지막에 아버지가 한 말은 기억이 난다.
" 그래도 내가 암이라도 걸려서, 너희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었구나."
그 속을 들여다보지 않았으니, 가족에게 그다지 충실하지 못했던 삶에 대해서 어찌 생각했었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아니, 사실 알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냥 나의 아버지는 그러했던 사람이였고, 태어나서 항상 가난하고 남루하게 살다간 사람으로 기억이 되고...그 기억들 역시 언젠가는 옅어지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 생각이 났다.
작가의 베어타운이나 그 다음 작품을 적당히 재미나게 읽었는데, 그냥 킬링타임 용도였지, 작품이 너무 대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냥 그정도의 재미를 찾아 읽었으나, 일단 너무 짧고,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닐 것 같은 그냥 살짝 가벼워 보이는 이야기에 불가하여 돈이 아까울 지경이였다.
하고 싶은 말은 알겠는데....그냥 아버지에 대해 잘 쓰여진 글은 차라리 '큰 물고기(대니얼 월리스 지음)를 읽는 것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