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괜찮지 않은 글이였다.
일단 밀란 쿤데라 말고는 아는 바 없는 체코 작가의 글이라는 것이 신선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멀고 먼 나라이고, 그 나라의 시대 사건이나 상황은 별로 관심이 없는지라,
읽으면서 내가 캐치하지 못한 부분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글의 주인 공이 책을 압축(?)하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끌릴 수 밖에 없는, 오묘한 뭔가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직업과...그리고 책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측해 볼 수 있는 클라이막스 부분이 딱 들어맞으니, 내 입장에서는 살짝 심드렁 했다.
물론, 이 이야기에 체코의 역사나 시대적 상황을 대입하여 보면 조금 더 다르게 볼 수 있겠지만...사회 고발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닌 이상, 쌀짝 뻔한 클리셰로 결말이나니...뭐, 그냥 좋으려다 말았다. 또 그 즈음의 러시아와 연관된 국가의 작가의 글에서 비슷한 이미지를 본 것 같기도 하여...말 그대로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괜찮지 않았다.
세상이 변하고 또 변하고 변하기 때문에....사람도 변하고 또 변하고 변해야할텐데...
그래, 소설이라서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
정신사나운 건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나도 요즘은 안정을 추구하는 편이라, 앞으로 어떤 변화가 찾아오면...잘대처할 수 있으려나.
읽고나니 개운하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