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사는게 헛헛했다.
내 나이, 체력, 피부, 가족, 회사, 인간관계, 키우는 개, 취미 생활 등등.... 그냥 이렇게 헛헛하고 재미없이 흘러가는게 인생인가보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몸도 마음도 피곤하였다. 그러고서는 법륜 스님의 말씀처럼...인생은 그냥 다람쥐처럼 아무 생각없이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어떻게 어떻게 이 책의 소개 글을 보고,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아마, 그냥 그랬던 나의 나날들이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때문이였겠지. 그래...그렇게 재미없는 것이 인생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던거다.
이 책을 읽다보니...나는 삶의 목적을 상실했던 것 같다.
소시적에는 거창하진 않더라도 나만의 작은 목표도 있었고, 유치하지만 '달려라 하니'처럼 이겨내야 할 나애리 같은 존재가 있었던 시기도 있었을게다. 그런데 지금은...그런 의욕도 없이...칙칙하게 늙은 몸과 마음 밖에 남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뭘 해도 무기력하고 지리멸렬한 일상이 되어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밋밋한 날들이 될 수 밖에.
이 책을 읽으면서...책 한 페이지의 모서리를 접고, 볼펜으로 줄을 그으며 아주 살짝 설레였었다.
나는 그냥 내 삶이 찌그러지도록 냅두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 책의 '실존'의 삶, 자기 실현의 삶, 의미를 찾아내는 삶 같은 부분들이 나에게 영감을 주었었는데...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고갱의 그림이나, 바흐의 연주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어쨌거나...살아가는데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깔깔거리는 학예회 같은 쑈가 아닌...
네츄럴한 희로애락으로 가득찬 내 삶을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행복은 삶이 충만한 것이다. 푸릇 푸릇한 느낌이고...고요하고 신선한 것이다.
좋은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