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싹트는 여러 방식중에서도, 이따금씩 우리에게 거센 동요의 물결이 밀려들 듯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또 없을 것이다. 그런 순간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지며, 우리는 곁에 둘 수 있어 좋은 바로 그 사람을 사랑하기에 이른다. 그 사람이 주는 쾌락은 느닷없이 우리 내면에서 바로 똑같은 존재를 대상으로 하는 불안한 욕구를 대체되기에 이르는데, 실상 이 같은 욕구는 도저히 채울 수도 없고 또 벗어 버릴 수도 없는 부조리한 욕구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소유하고픈 엉뚱하면서도 고통스런 욕구이기도 하다. 32쪽.
소설로 보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다보면,
나의 빈곤한 상상력에 치를 떨게 된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 의복, 건물의 형태 같은 것이 도무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이 틈틈히 여러 번 읽어보고 싶은데, 방대한 양 때문에 맘먹고 덤벼(?)들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도 있고.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소설을 만화로 그렸다고 하니 처음에는 좀 우습게 봤다.
그래, 얼마나 잘 만들어내나 두고보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더니, 총 12권으로 기획하여 1년에 한 번씩 출간한다던 만화는, 거의 2년에 한 번꼴로 나오고 있고...--;;
며칠전부터 다시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고 있는데, 마침 점심 산책하다 우연히 교보에 들렸다가 구입하게 되었다.
스테판 외에,라는 만화가가 그렸는데, 어렸을 때 읽었던 '땡땡의 모험(?)인가하는 프랑스 만화와 비슷하고, 번역은 정재곤이라는 사람이 했는데, 시작 부분에 써 있는 정재곤의 역자해설이 무척 잘 쓰여져있다.
48페이지밖에 안되지만 책 한 권의 내용과 깊이가 담겨 있어, 소설을 읽고 난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