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연주가가 바뀌었다.
비쥬얼이 나의 어릴적 모습이랑 똑 닮은 조슈아벨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그가 유태인인 동시에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얻었을 것 같은 어드벤티지는 이래 저래 뭔가 찜찜했다.
그러던 도중, 친구가 추천했던 앨범이 바로, James Ehnes라는 바이올리니스트였다.
일단, 캐나다사람이라는 것이..특이했다.
미국처럼 유난스럽지도 않으면서, 은근 불어도 사용하니..유럽쪽 삘도 나고.
이 앨범은 yes24에는 일시 품절이라서, 다른 교X서점에서 구입을 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집에 들어 앉아 이 음악만 듣고 또 들었다.
정경화가 조금 빠르고 허우적 거리는 느낌이 났다면,
정석으로 음정 하나 하나를 한 치의 오차없이 정확하게 짚어낸 음반이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바흐의 곡을 듣다보면, 자연과 인간과 신에 대한 경이로운 감정이 절로 느껴진다.
흔하디 흔한 'G선상의 아리아'도 조용히 듣다보면..눈물이 절로 난다.
들판에 나가서 빙글 빙글 돌면서 춤이라도 춰야할 것 같다.
이 앨범도 마찬가지로..듣다보면...하늘에 붕 뜬 느낌이 든다.
가슴이 너무 벅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교뽕 서점에서 나머지 그의 앨범을 왕창 주문하는 일 뿐이였다. 요 근래 구입한 앨범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앨범이고, 나는 열심히 열심히 바이올린을 해서 제임스 에네스처럼 정확한 간결하고 단정한 음을 짚어내는 훌륭한 생활바이올리니스트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