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직장동료인 K가 결근을 했다.
부장님께 혹시, 그녀가 전화라도 했었냐고 물어봤더니,
"개가 돌아갔어요." 라고 더듬 더듬 말씀 하셨다.(한국말이 서툴러서...)
"???"
뭔소린지 몰라, K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내니...그녀와 신랑이 애지중지 키우던...개가 돌연사해서, 신랑이 쇼크를 받아서, 부득이하게 결근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 K가 오늘 아침 출근해 있는 모습을 보고 나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는데,
오전 10시 정도, 어제 하루 종일 굶었다며 도너츠를 사달라고 해서, 개 죽음에 대해서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다가...종종 눈물도 그렁 그렁 하다가...개 장례식까지 마친 이야기를 하는데...듣는 나도 눈물이 날 뻔했다. K는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고, 도너츠를 사줘서 고맙다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개가 꿈에 나타나면 물어보고 싶어. 그땐 왜 그랬냐고...그리고 민? 개도 죽으면 천국에 갈까?"
"개는 천국에 가겠지. 개가 뭔 죄를 지어서 지옥에 가겠어?
개하고 가방은 반드시 천국에 갈거야. 개하고 가방은 죄를 짓지 않거든. 걱정마"
밀란쿤데라의 '참을수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도대체 뭔 소리가 쓰였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의 개가 아파서 식음을 전폐하자, 그가 빵을 입에물고 개 앞에 엎드려서 끙끙 거렸지만...끝내 그 개가 죽었고, 그 상실감에 많이 쓸쓸해 하던 모습이 묘사되었던 것,만은 기억이 난다.
소설까지 갈 것도 없고, 우리 집을 거쳐간 뽀식이, 폴리, 포비, 예삐, 쫑이...뭐 그런 강아지들도 떠올랐다.
일반적으로 개와 사람이 물에 빠진다면, 당연히 사람부터 구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어떤 개이고,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서...나는 아마 다른 선택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만큼..어떤 개는 사람보다 더 소중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K에게 몇 마디 더 해 줄걸 그랬다.
개도... 너무 갑자기 인사도 못하고 헤어져서 슬펐을 것이라고...
하지만, 개에게 있어... 너는 곧 기쁨이였고...그래서 그 어떤 개보다 더 행복했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