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 저 |
어느날 콱 죽게 된다면, 관속에 기르는 강아지와 이 책 풀세트는 꼭 넣어달라고 하겠다.
그만큼 좋아했던 책이고, 사랑했던 책이며..어지간하면 해마다 가을 즈음에...이 책을 보곤 했다.
나는 홍차를 마시지 않아도, 마들렌을 집어먹지 않아도
이 책속의 이야기들이 생생하다.
처음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집중이 되지 않아 고생도 했지만,
처음 읽었을때, 그리고 또 그 다음 읽었을때, 또 그 다음 다음 읽었을때...내가 줄을 긋는 부분은 또 추가 되어 있고...또 추가 되어 또 하나의 기억을 남기고 추억을 만들었다.
이 번 가을엔..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지만,
아마 또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다면...
이 책을 사랑했던 또 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사랑인지, 집착인지, 아니면...정말 다른 마음속 깊은 곳의 어떤 원인으로 좋아했던 건지 분명치 않기에...
마침내 모든 이야기들이 끝나고 나니...
다시 그 기억을 더듬어 글을 써내려가야했던 그의 마음이 얼추 이해가 된다.
그 많은 기억과 그 기억속의 장소들이..언젠가는 아무렇지 않게 될 수도 있겠으나,
상실에 대한 그 고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만 같은 지금의 이런 나날들도...
언젠가는 모두 잊혀져... 혹은 다른 기억속에 파묻힐지라도.
내 삶에...어떤 한 부분이였고, 소중했음을 되살려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해보았다.
표지만 봐도 마음이 설레이는 책....
덧붙임.
이번 주는 회사 일도 바빴고, 그 와중에 헬스클럽은 꼬박 꼬박 가서 땀을 흘렸고,
돌아와선 늦은 밤까지 중간고사 대체 레포트 써내느라 잠도모자르고 너무 힘들었는데,
그래, 이 책이나 좀 읽어봐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