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의 이름을 떼어놓고 보면, 과연 내가 이 책을 읽었을까 싶다.
존 버거는 열화당과 더불어, 내가 믿고 신뢰할 수 밖에 없는 작가이고, 출판사인데...
사실, 읽는 재미가 별로 없고...읽으면서 그 상황을 그려보는 것도 어렵고, 공감도 되지 않아...애를 먹었다. 아니, 애를 먹진 않았다. 그냥 저냥 주룩 주룩 읽을만했다.
그런데, 참 신기하지.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그녀의 편지글로 대충 상황은 짐작되는데..그렇다고, 가슴 한 켠을 울리거나 퍽~ 하고 싸다귀를 갈기고 가는 듯한 느낌은 전혀없다.
상황이 짐작만되지...내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그닥 심각하게 보이지도 않고, 애처롭게 보이지 않고...그냥 한 몇년 외국에 나가있는 남친한테 쓰는 글 같아서 많이 생뚱맞았다.
일단 각각의 편지글 말미에, 폰트가 바뀐 무슨 설명같은 글들이 있는데, 도무지 의미를 모르겠다.
편지랑 연결시키기에는 내용도 생뚱맞고...또, 내가 읽은건 재미없는 글인데, 마치 대단한 것을 부여한듯하여...그걸 포착하지 못한 내가 글을 잘못읽었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존버거의 글이고, 열화당의 작품이다.
나는 믿는 작가와 출판사는 뭔짓을 해도 안미워하기 때문에, 일단 책장에 꽂아뒀다가 훗날 다시 읽어보리라. 그래..내가 이해력이 부족한걸꺼야.
덧붙임::표지의 저여자, 뒷표지의 남자도 마음에들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