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아들은 공룡 마니아다.
네 살 때쯤부터 좋아한 것 같은데, 앞으로 얼마나 가겠어~ 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책장 한 켠에는 공룡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이고,
티셔츠도 공룡 그려진 건 다 좋다고 하고,
공룡 인형 타령을 하도 하길래 내가 만들어 주기도 했다.
미로 찾기도 참 좋아하는데, 우리집에 있는 미로책들은 중학교 1학년 학생인 누나가 이미 다 찾아놓은 거라 할 수가 없었다. 짠순이 엄마인 나는 그렇게 많은 미로책이 있는데도 또 사는 게 마뜩찮아서 미로책 사달라는 소리를 들어도 맨날 다음에, 다음에 했고, 아들은 그러면 연필로 그려진 것이라도 지워달라고 조르곤 했다.
그런 녀석이니 이 책을 받고 얼마나 좋아했을까는 상상에 맡긴다. 포장을 북북 뜯고 당장 연필을 들고 달려들었다. 스티커를 붙이고 색칠을 했다.
활용하고 계신 아드님과 짧은 인터뷰를 나눴다.
엄마: 좋아?
아들: 너무너무 좋아
엄마: 어떤 게 가장 좋아?
아들: 미로도 찾을 수 있고 색칠도 할 수 있고 스티커도 붙일 수 있는 게 좋아. 재미있어.
엄마: 아쉬운 건 없어?
아들: 아쉬운 게 뭐야?
엄마: 이건 좀 별로다. 그런거.
아들: 아~ 표지에 '쥬라기 월드' 공룡이 모였다고 되어 있는데 쥬라기 월드에 나오는 '인도미누스 렉스'가 없어. 사기같아.
엄마: 아~^^;;;;
더없이 솔직한 녀석...ㅋㅋ
내가 본 이 책의 장점은 어린이 책이라고 터무니 없이 쉬운 미로만 나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끔 어린이용 미로책을 샀다가 그 허접함에 기함하곤 한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충분히 길찾기를 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시시해하지 않도록 별 3개~5개(주로 3개)의 미로를 아주 정교한 일러스트 속에 숨겨놓았다. 미로로 공룡 피부의 주름과 전체적인 모습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그린 일러스트 수준도 매우 높다. 난이도 별점과 각 공룡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좋았다. 맨 앞 부분에 있는 스티커도 크기는 좀 작지만 멋지다.
다만 맨 뒤에 있는 두페이지짜리 공룡 이름 따라쓰기와 퀴즈는 그 양적인 면에서 좀 아쉽다. 구색맞추기 느낌?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인도미누스렉스 넣어서. 아들이 엄청 좋아할 거다.

아들이 책을 받고 뛸 듯이 좋아하는 사진을 넣었다가 고민 끝에 바꿨다.
아드님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서.

대신 아드님의 손 등장. 받자마자 티라노사우르스 미로를 한 뒤, 색칠에 돌입했다.
사실 색칠을 무척 싫어하는 녀석이다. 공룡이기에 열심히 색칠 씩이나 한 것이리라.

멋지게 완성한 뒤, 다음 페이지로~

벨로키랍토르 미로 찾기까지~

맨 앞쪽에 나와있는 공룡 분포도. 나는 모든 공룡이 모든 대륙에 섞여서 분포하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미로찾기 하다가 심심하면 맨 앞쪽에다가 스티커 붙이기 하면서 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