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막내가 할머니 댁에 놀러간 김에 중학생 딸과 남편과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다.
나는 원래 <맘마미아>가 보고 싶었는데(올 여름에 바다를 못 봤으니 아름다운 지중해와 그리스 풍경이나 실컷 보자!!!!는 심산으로)
남편과 딸은 <서치>가 보고 싶단다.
<서치>? 공중파 방송 3사의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모두 꼬박꼬박 보는 남편 덕에
무슨 영화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데, 컴퓨터 화면 만으로 영화를 구성한다니...역시 좀 단조롭고 지루하지 않을까 싶어
위시리스트로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냥 '보고싶지 않다!'는 강력한 의견도 없었기에
다수결을 따르기로 했다.
오오~ 근데 이 영화,
매우 재미있다. 기대가 별로 없어서 그랬던 걸까.
지루한 포인트가 없게 영화 전반에 잘 조율된 긴장감
이라든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점
이라든지
SNS와 라이브캐스트, CCTV 등 트렌디한 미디어를 100분 활용하는 화면구성
이라든지
정말 새롭고 좋았다.
극장을 나서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오~ 이 감독 영리한데?'였다.
스마트폰으로 찾아보니 감독이 구글 출신이란다. 광고 연출 경험이 있고, 91년생(!)이고...
역시....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더욱 재미있는 영화였다. (존조. 멋졌다)
원래 감독들은 화면에 들어가는 소품 하나 하나, 허투루 쓰는 법이 없으니
아마도 화면 구석구석에 힌트와 암시들이 널려있을텐데(뉴스 검색 화면에서의 뉴스 제목이나
SNS 화면 등, 숨길곳이 무궁무진해 보였다)
원어민이 아니어서 찾아내지를 못했다.
다음에 한 번 더 보면서 숨바꼭질하는 재미도 있을 듯 하다.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