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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쟁이가 아니에요!

[도서] 말썽쟁이가 아니에요!

김나은 글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참 이상하다.

아기 때는 보드라운 핑크빛 두 뺨만 봐도 감동의 눈물이 흐르더니

크면 클 수록 말썽쟁이, 미운 짓 투성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놀라게 하고, 화나게 하고,

당황하게 한다. 

 

화날 때는 머릿 속이 온통 이런 생각으로 가득찬다.

 

어쩜 저렇게 제멋대로인지,

어쩜 저렇게 말을 안 듣는지

어쩜 저렇게 엄마 맘을 몰라주는지.

 

아휴! 저 말썽쟁이!!!!!

 

김나은 작가의 그림책 <말썽쟁이가 아니에요!>에는 두 말썽쟁이가 나온다.

빨강이와 초록이.

 

빨강이는 소심하고 예민해서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고,

 

 

초록이는 너무 개구쟁이여서 엄마를 힘들게 한다.

 

 

게다가 둘은 만나면 서로 괴롭히고 싸운다.

 

 

여기까지는 엄마가 화났을 때, 즉 '으이구 저 말썽쟁이' 필터를 눈에 꼈을 때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조금 가라앉고 그 필터를 뺐을 때는 아이들의 예쁜 모습들이 보인다.

빨강이는 섬세하고 조심성이 많으며 

 

초록이는 재미있어서 인기가 많다.

 

 

그리고 가끔 정말 예쁜짓도 한다.

(스포일러는 아니지만 맨 마지막 장면이니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공개 않겠다.)

 

이 책을 초등 1학년 둘째와 함께 읽으며 맞아맞아! 손뼉을 쳤다.

우리 둘째가 바로 초록이 같은 녀석이기 때문이다.

일 년 사이 세 번이나 깁스를 한 녀석.

무슨 돌발 행동을 할 지 몰라 마음을 졸이게 럭비공 같은 녀석.

 

그렇지만 우리집 둘째도 그림책 속 초록이처럼

친구들을 좋아하고 인기가 많다.

반 친구들은 물론, 같이 방과후 교실을 듣는 형 누나,

운동장에서 어쩌다 만나 축구를 같이 한 형과도

다시 만나면 이름을 기억해 주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하다못해 축구하러 옆에 있는 중학교를 가서

중학생 형 누나도 사귀고 오는 녀석이다.

 

그리고 우리집엔 빨강이같은 첫째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유독 예민하고 거부 의사가 확실해

애를 먹였던 아이.

털털하고 무엇이든 대충이던 엄마를 당황시켰던 아이. 

식감이 이상하다고 안 먹고,

친구 사귀기 힘들어하고,

자기 취향이 아니라면 새옷을 사다줘도 절대 입지 않는 녀석.

 

하지만 우리집 첫째도 그림책 속 빨강이처럼

조심성이 많고

관찰력과 상상력이 뛰어나

그림과 음악처럼

예술적인 분야에 재능을 보인다.

 

그리고

우리집 빨강이와 초록이도 맨날 싸운다.^^;;;;

 

책을 읽다보니

아이들이 말썽쟁이가 되는 것은

아이들의 행동이나 기질 때문이 아니라

그 아이들을 말썽쟁이로 규정하고

그렇게 보려는 부모의 시선 때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다양한 특성 속에서

부모인 나를 성가시게 하고, 화 나게 하고, 곤란하게 하는 모습에만

촛점을 맞춰

아이들에게

'말썽쟁이'라벨을 붙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엄마가 얻는 것은?

아마도

'아휴 극성인 아이 키우셔서 힘드시겠어요'

같은 위로와 동정?

아니, 인정?

 

나도 요즘 바빠서 힘이 딸려서

아이들에게 '말썽쟁이' 라벨을 붙일 때가 있다.

 

생각해보니 그건,

내가 아이들의 좋은 점과 긍정적인 면을

살펴볼 여유가 없거나

알면서도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혹은 화가나서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것이었다.

 

빨강이 첫째와 초록이 둘째를

'말썽쟁이'로 보지 않고

아이들 그대로 보아주기 위해서는

엄마인 내가 변해야 할 것 같다.

 

아이들아~

사실 '말썽쟁이'는 엄마였어.

미안해~~~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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