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 쓰기 힘들었다.
아이 학교 간 틈에 쓰려고 하면 없다. 학교에 가져간 거다. 학교 다녀와서는 누나랑 책에 나온 수수께끼를 내고 맞추느라 정신 없다. 아이들 다 놀고 써야지 하다가 깜빡하고 잠들었다 담날 보면 또 없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학교 가져갔다가 친구가 졸라서 빌려줬단다.
암튼, 이런 식. 책이 도착한 이후로 아들은 계속 이 책을 이리저리'가지고 놀고 있다'. 초판 선물인지 퍼즐도 증정해 주어 그것도 매일 매일 부쉈다가 맞췄다가....요즘 한마디로 104층 나무집의 나날이다.

올해 중 2가 되는 큰 아이가 초딩 때, <13층 나무집>부터 '나무집' 시리즈를 너무 좋아해서 계속 구입해서 읽었다. 하도 좋아하길래 <13층 나무집>은 원서도 사다 줬다. 그러다 중학생 올라가고 뜸해졌는데, 이제는 초등 2학년이 되는 둘째가 너무 좋아라하고 읽는다. 누나가 사다 놓은 시리즈의 나머지 책들도 읽으면서 '엄마, 빠진 거 꼭 사줘!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줘!' 당부 중이다.
너무 두꺼운 책인데 초 1 수준에 괜찮을까, 하고 책을 들여다보았는데 괜찮을 것 같다. 350쪽이 넘는 책이지만 글보다 그림이 훨씬 많고, 내용이 너무 기발하고 재미있어서 한 번 들면 쑤욱 빠져버리는 블랙홀같은 책이다. 나도 리뷰 쓰려 들춰봤다가 그 블랙홀에 빨려들고 말았다. 주인공이 글쓴이와 그린이인 것부터 흥미로운데, 구석구석 재미있는 그림과 황당무게하고 기발한 스토리에 푹빠지고 말았다. 저절로 나오는 탄성 '야~ 이 사람들, 천재 아니야?'
줄거리는(스포일러 주의) 이 책의 작가인 주인공들이 재미있는 책을 쓰기 위해 '말장난연필2000TM'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다가 결국 연필 없이도 재미있는 책(바로 이 책)을 완성한다는 이야기.

정말 눈 돌아가는 그림이다. 구석구석 상상력 넘치는 디테일을 발견해 가는 재미!
머니와 허니를 헷갈리다니!!!! 나도 좀 갖고 싶다. 돈 찍어내는 기계!!!!

나는 왜 이 그림이 그렇게 재미있던지. ㅎㅎ

자동으로 재미있는 글을 써 주는 '말장난연필2000TM' 아~ 이런 연필이 실제로 있다면 나는 영혼을 끌어서 대출을 내서라도 이 연필을 꼭 사고 말겠다.

하지만 작가들은 말장난연필 없이도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써낸다. 흠....말장난 연필보다 더 필요했던 건 마감 독촉이었나.....작가들은 매쪽 아래마다 말장난을 넣었는데.....

바로 이거다. 말장난=수수께끼. 아들이 넘넘 좋아해서 누나한테 내고, 밥하는 나한테 내고,
퇴근하는 아빠에게 내고, 학교 가서 친구들에게 내고....그걸로도 성이 안차
집에 있는 수수께끼 책을 있는대로 찾아서 또 내고.....

이렇게 재미있는 책, 또 나온다고 한다.
13층마다 높아지는 나무집이니 다음은 117층이다. 117층 나무집은 언제 또 나오려나~
앤디와 테리, 지금 열심히 짓고 있죠?^^
*출판사에서 책을 선물받아 읽고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