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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도서] 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저/심연희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왕년의 스타, 그녀의 사라진 아기.

누가 왜 그녀의 아기를 데려간 걸까?

 

더운 여름을 오싹한 미스터리를 읽으며 시원하게 지내고 싶어 책을 골랐다. 그런데 읽다보니 물도 없이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마음이 먹먹해지곤 했다. 책을 읽다보니 이제 초등학생, 중학생이 된 두 아이가 아기였을 때 얼마나 두렵고 힘들고 고단했는지의 느낌이 어제 일처럼 되살아나는 것 아닌가. 아기가 방긋방긋 웃을때, 무럭무럭 자라날 때 한없이 기쁘고 행복했지만 또한 그 사이 사이에 도를 닦듯 그저 버텨야 했던 시간도 있었으니까.

 

이 책의 이야기는 뉴욕에 살고 있는 아기 엄마들이 공원에서 육아 카페 오프 모임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이 통하는 것이 많은 엄마들은 오랜만에 술 한잔 하며 고단함을 날려보자고 약속한다. 그리고 그 날밤, 한 아기가 사라진다. 그 아기를 찾기 위해 엄마 모임 회원들은 각자 추리를 하고, 염탐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점점 진실에 다가간다.

 

그 사이 그녀들은 좋은 엄마에 대한 사회적인 틀에 갇혀 힘들어 하기도 하고, 육아와 일 둘 사이를 오가며 멘붕에 빠지기도 하며, 예전에 상사와 저지른 스캔들로 매도를 당하기도 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엄마이기 때문에,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으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것이 없구나...하고 피식 웃었다. 웃다가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는 중에 거의 강제적으로 퇴사를 하게 된 옛 일이 생각나 웃음이 거두어졌다. 내게도 출산과 육아, 일과 모성에 대한 기억은 트라우마와 함께 남아 있다.

 

<퍼펙트 마더>는 잘짜여진 스릴러로, 처음 의심했던 것들이 모두 맥거핀으로 밝혀지고 놀라운 반전이 일어나며 진실이 드러나는 소설이다. 다음 장이 궁금해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페이지 터너라 얇지 않은 분량에도 이 삼일이면 다 읽을 수 있다. 반전마저 서글픈 소설. 그만큼 여운도 긴 소설이다.

 

<완벽한 엄마>라는 반어적 제목은 세상에 있을 수도 없고, 누군가 강요해서도 안되는 존재인 것 같다. 거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될 것이므로. 보통 엄마로도 살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하물며 완벽한 엄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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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아, 왜들 이래요. 엄마가 일하러 나가는 건 애들한테도 좋은 거라고요. 자립심을 길러줄 거 아녜요."

솔직히 내가 뭘 어떡하겠어요. 넬은 그들에게 묻고 싶었다. 해고될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었다.(51쪽)

 

"왜 사람들은 임신한 여자가 어떤 축복을 받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드는 걸까요? 왜 우리가 입는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죠?"(118쪽)

 

"이제 갓 엄마가 된 사람이, 출산한 지 겨우 몇 주밖에 안된 여자가 애를 집에 놔두고 외출을 했다라. 가서 이 사진처럼 놀았다는 거죠? 요즘의 모성애는 뜻이 달라져서 이래도 되나 보죠?"(228쪽)

 

"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이러는 걸까요? 그냥 이 아기들이 살아가도록 지켜주는 것만 해도 얼마나 압박감이 큰데, 이토록 아이를 사랑한다는 게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지, 그런데 또 한순간에 모든 걸 망치기가 얼마나 쉬운지 안다면 이럴 수 없어요. 우리 엄마들도 우리를 키울 때 이랬겠죠."(276쪽)

 

"좀 멍청한 짓이라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출산 후 몸매 표지 모델은 언제나 먹히거든요. 여자들은 이런 걸 좋아하니까."(293쪽)

 

"잠시만요, 그때 앨런은 스물두 살짜리 인턴이었어요. 반면 레인은 예순여섯 살 먹은 국무장관에다 대통령 후보였잖아요. 왜 그때 우리는 이 스캔들에 레인이 아니라 에버딘 스캔들이라고 그녀의 이름을 붙였던 거죠?"(382쪽)

 

하지만 넬은 전화를 끊어버렸고 다시 다른 번호를 눌렀다. 부드럽게 인사하는 목소리를 듣자 그만 눈물이 터졌다.

"엄마, 엄마 보고 싶어. 나한테 와줄 수 있어?"(3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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