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동안 내가 가장 애를 쓰며 매달렸던 것은 부동산 공부와 실전 투자였다.
경매와 갭투자, 재개발, 지식산업센터 분양권 투자 등등을 경험했지만 되돌아보니 지금까지 내게 투입 비용 대비 가장 큰 수익을 가져다 준 것은 2019년 초 줍줍한 서울 아파트 분양권이다.
사실 줍줍할 당시만 해도, 주변 환경이 좋지 않고 분양가도 싸지 않아서 그리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던 아파트였다.
부동산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가치 판단도 잘 되지 않았지만 우연히 접한 정보로 얼결에 참가하게 되었다.
추첨을 위해 2월의 칼바람 속에 네 시간 넘게 줄을 서야했고, 남편은 줄 선 내내 춥다고 투덜거렸다. 집에 돌아온 다음엔 거의 탈진할 지경이었는데, 모하에서 당첨이라고 전화가 왔다.
근데 2층.
틈새 평형인 29평형에 넣었는데, 제일 비선호 층인 2층. 로또 분양까지는 아닌 분양가. 등기칠 때까지 전매제한되고 중도금 대출도 쉽지 않을텐데...
잠깐 고민했지만 전화 속 목소리는 빨리 결정 안하며 다음 사람한테 기회가 넘어간다고 재촉을 했고, 결국 덜컥 계약을 했다.
그리고 2년 반이란 시간이 플렀다.
얼마 후 입주하는 그 아파트는 현재 형성된 전세가가 분양가를 넘어섰다. 오히려 돈이 좀 남는다. 와~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이 공존하는 투자다.
이미 자가가 있다고 포기하지 않은 것은 잘했다. 입지가 조금 아쉬워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잘 한 일이었다. 경쟁률이 셌던 34평이나 24평이 아닌 틈새 평형을 노린 것도 잘했다. 아마 그래서 내게까지 행운이 찾아왔으리라.
2층이라고 고피하지 않고 계약한 것도 잘했다. 재당첨제한 등의 불이익은 없겠지만, 이후 더 좋은 기회가 나에게 왔으리라고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 147쪽에 나오는 인디언 소녀의 우화처럼, 최고의 것을 기다리며 계속 더 좋은 것이 오겠지...하고 기회를 흘려버리기 보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것을 취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이 투자로 분양권을 얻는 데에는 청약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그 후 검단 등 줍줍 기회가 이어졌는데 더 이상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랬더라면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 <아파트 청약 이렇게 쉬웠어?>의 저자 베니아님은 내가 부동산 공부의 베이스캠프로 삼고 있는 '행복재테크'의 청약 담당 선생님이다. 책의 표지에 쓰인 부제처럼 1년 만에 1000명이 넘는 수강생을 당첨의 나라로 이끄셨다. (나도 강의를 듣고 보류지 당첨, 분양권 프리미엄 투자, 미분양 분양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거나 소소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도강의와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청약 관련 꿀정보를 나누고 있다.
지금은 '분양권 투자 달인'이 된 저자 베니아님도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라고 한다. 책을 보니 부린이 시절, 비달된 단지에 10년짜리 청약 통장을 넣고 계약을 포기하기도 하고 묻지마 청약을 했다가 재당첨 제한만 걸린 아픈 기억도 있다.
경매 베이스인 행복재테크에서 공부를 시작하신 분 답게 6개월 간 200건의 경매 물건에 입찰한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경매투자를 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좀 더 자신에게 맞는 투자가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다고.
그리고 내린 결론이 아파트 청약이었다고 한다.
베니아님은 자신이 아파트 청약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권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는다.
1. 소액 투자 가능
아파트 가격의 10%인 계약금만 내고, 나머지는 분납, 중도금 대출도 40~60%까지 가능
2.새 아파트 투자
새아파트에 대한 수요 많음
3. 바쁜 직장인도 가능
명도, 수리 등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음
저자는 결론을 내렸으니 당장 행동에 돌입했다. 살던 집을 정리해 처가에 들어갔고 그렇게 생긴 돈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어떤 유튜브에서 저자는 현재 순자산 규모가 5-억 원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전국 요지에 새 아파트로만 구성된 그의 자산 포트폴리오는 현재 가격만으로는 잴 수 없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강의를 들어본 입장에서 <아파트 청약 이렇게 쉬웠어?>는 강의 내용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내용만 골라 쉽게 정리한 것 같다. 강의를 들은 지 1년이 넘어가서 기억이 흐릿해지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핵심 내용과 실전 꿀팁들을 다시 한 번 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예를 들자면 '모델하우스 임장하는 법' 같은 것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아파트 내부를 그대로 꾸며놓은 타입별 실내 공간을 구경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렇게 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모델하우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담원과의 상담이라는 것이다. 타입별 실내공간을 보며 인테리어에 현혹되기 보다는 단지 모형도를 유심히 봐야 하고, 모형도를 보면서 어떤 곳이 로얄동 로얄 호수인지 미리 파악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장을 살핀 후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은 인근 부동산이다. 거기서 주변 아파트 시세와 분위기 그리고 호재 및 단점 등을 종합적으로 물어보아야 한다. 이때 모델하우스에서 넉넉히 챙겨온 팸플릿을 선물하는 것은 현장투자자가 아니면 모르는 꿀팁이다.
또한 정부정책으로 사람들의 매수 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되었을 때, 오히려 청약을 노린다, 가장 인기가 없을 것 같은 타입에 청약한다,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으면 기회가 올 수 있다, 미분양 아파트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팔 시기와 세금까지 고려하여 투자하라 등등...
아파트 청약을 '시세 상승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한다...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 결국 주변의 구축 아파트 가격도 오른다. 즉, 신축 아파트의 시세를 관찰하면 구축 아파트의 투자 타이밍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233쪽)
특히 나는 이 책에서 5부 '고급편_최소 몇 억은 버는 아파트 청약'의 13장 '제대로 알면 실패 없는 프리미엄 투자'와 6부'분양권 매매&절세의 기술'을 관심있게 보았다. 청약을 내집마련, 일생에 몇 번 밖에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공부를 깊이 하면 사실 얼마든지 써 먹을 수 있는 하나의 투자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이다.
나는 사실 앞에서 말한 부순위 청약(줍줍), 말고도 5부에 나온 미분양 아파트 계약, 분양권 프리미엄 투자, 보류지 투자 등을 모두 경험했다. 사정상 아쉬운 수익을 내고 매도한 경우도 있고, 아직 보유하며 더 큰 수익을 바라는 투자도 있으며, 소소한 이익을 보려고 매도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것도 있다.
주위에는 자신은 다주택자이기 때문에 청약과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관심은 두지 않는 사람을 흔히 본다. 사실 최근에는 정부의 빡빡한 규제로 주택을 이미 가진 사람이 청약에 도전하거나 분양권 투자를 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험해 보니, 그 길이 아주 좁고 험하기는 하지만 아예 봉쇄된 길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저자는 다주택자이며 이미 수십번 청약에 당첨이 되었지만 현재도 여전히 분양권 투자와 청약을 통한 투자를 게속하고 있다고 한다. 어렵다는 것이 불가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끝까지 관심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며, 자신의 상황에 따라 장기 투자와 단기 투자를 병행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새기게 되었다.
요즘 아파트 시장에선 신축에 대한 선호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분양권 투자는 언젠가 다가올 투자 상품으로도 훌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아파트 분양 시장은 가장 높은 규제를 받고 있는 분야이지만, 시장 상황은 또 언제 어떻게 변화할 지 모른다. 규제 또한 그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청약과 분양권 투자는 관심을 놓지 말고 계속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한 번의 매수 및 매도를 위해서 100번 이상 조사하고 시뮬레이션을 한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결과를 예측해보는 것이다. 그러한 검토 과정을 거쳐 계약까지 마치는 날에는 집에 돌아와 녹다운되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스스로 성장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20쪽)
저자는 강의를 할 때면 마지막에 사자에게 쫓기는 산양의 사진을 보여주곤 한다.
사자에게 쫓기는 산양이 목숨을 건지기도 하는 건, 사자는 한끼의 식사를 위해 뛰지만 산양의 질주에는 목숨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간절함만이 성공의 키워드라는 뜻이다.
간절함 게이지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요즘, 저자 베니아님의 열정을 되새기며 다시 충전을 해 본다.
또한 저자는 꾸준함을 강조한다.
간절함이 꾸준함을 낳고, 꾸준한 노력이 결국 성공을 만들리라.
요즘 알 수 없는 무기력과 우울함, 초조함이 나를 덮치곤 한다.
다시 삶을 정비하고, 할 수 있다 자신을 격려해 주고, 가숨 뛰는 목표를 되새기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묵묵히 반복해야겠다.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