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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도서]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는 학동들의 물음에 글쓰기 선생님은 "시를 읽으세요." 하고 대답했다. "시는 어려워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모든 시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세 가지 종류의 시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읽으면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시. 두번째는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시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느낄 수' 있는 시. 세번째는 시를 읽어도 해설을 들어도 '이해'할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시 입니다. 첫번째 시부터 읽으세요"


정재찬 교수의 책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에 담긴 시는 첫번째와 두번째에 해당하는 시들이다. 책에서 그는 밥벌이와 건강과 사랑을 이야기하다가 시 한 수를 툭 던진다. 독자는 그가 던진 시를 읽으며 시인의 말을 이해하기도 하고 느끼기도 한다. 독자들이 시를 다 읽고 나면 저자는 그 시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 준다. (해설이 아니다) 독자는 그의 시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 내가 제대로 느꼈네.' '나도 숨은 뜻이 이거라고 생각했는데...' 하고 으쓱한다. '나도 다 시심이 있었구나.' 이렇게 시를 주고 받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 근육이 불끈거리기 시작한다.


그의 책이 약이라면 몇 가지 효능이 있다. 먼저 노래 가사가 새롭게 들려서 가무 생활이 즐거워진다. 또, 페이스북에 글을 쓸 때 새로운 단어를 시도해서 글이 달라졌다는 칭찬을 듣기도 한다. 물론 회사 보고서에 시적인 표현을 도입해 보려는 부작용도 가끔 발생한다.


다른 시집도 찾아 보게 된다. 이제 시라면 뭐든지 읽고 푹 빠질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시집을 사서 읽다가 세번째 유형의 시를 만나 좌절하여 덮어 둔 시집이 몇 권이다.


정재찬 교수의 책은 음모이다. 그는 시를 통해 인생을 이야기하는 척 하면서 정작 시를 판촉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평소에 자신은 시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는 시인협회 영업부장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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