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작사가, 라디오 진행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제인 수씨의 에세이집이다.
이전에도 고댠샤 에세이상을 수상한 바 있고, 이 책은 올해 일본 tv도쿄에서
12부작 드라마로 방송되기도 하였으니, 재미와 작품성은 보증된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전형적인 일본 문화의 특성이(예: 새해 신사 방문, 성묘, 제사 문화, 미신, 맛집 소개, 카페와 차 이야기 등)
작가와 아버지의 대화, 추억 등에 어우러져 시작부터 흥미롭게 읽었다.
결혼하지도 않고 아이도 없는 여자 작가의 속마음과 처지는 공감되는 바가 많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에게 느끼는 애틋함, 미안함, 고마움 같은 것..
(나는 양친이 살아계시긴 하지만, 둘 중 한 분만 남겨진다면...)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또 중간 중간 등장하는 어머니와 이모, 주변인들의 일화에도
미소짓게 만드는 정다움이랄까? 솔직하고 세련된 작가적 시선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버지가 이사가기로 한 18평 새 집의 집세를 부담하는 대신
아버지를 소재로 삼아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 ㅋ
그래서 이 책이 만들어진 이유가 유쾌하게 다가왔다.
(18평이라고 우습게 여기면 안된다. 일본의 집세는 많이 올랐다는 우리나라 집값과는 또 차원이 다르니..)
고령의 부모님을 두었고, 최근 부모님의 건강 때문에 병원에 다니며
하루에도 몇번씩 갑자기 눈물 쏟아지고 하루에도 이런 저런 생각과 마음이 오가는 나에게
이 책은 다시 한번 나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보고, 긍정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고마웠다.